[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10여년 만에 차를 바꿨다. 국내와 해외 업체를 두고 고심을 오래했다. 업체를 정하니 차종은 금방이었다. 돌고 돌아 또 현대자동차를 구입했다. 아반떼에서 소나타로 바뀐 것이 전부다. 현대차는 2019년형 8세대 소나타 마케팅 포인트를 디지털로 삼았다. 특히 ‘디지털 키’를 강조했다.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드라마에서도 간접광고(PPL)로 선보였다. 자동차엔 문외한이지만 명색이 정보통신기술(ICT) 전문지 기자다. 스마트키 비닐도 벗기기 전에 디지털 키부터 설치했다.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고 자동차와 연동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블루투스와 근거리무선통신(NFC)으로 이뤄진다. 앱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 한 번만 등록하면 된다.

스마트폰을 도어 핸들에 접촉해 도어를 열거나 잠글 수 있다. 대중교통과 비슷하다. 단말기가 핸들로 변했을 뿐이다. 운전석에 앉은 뒤 스마트폰을 실내 인증 패드(무선충전기)에 두면 시동을 걸거나 개인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시동을 건 후에는 스마트폰을 실내 인증 패드에서 옮겨도 괜찮다.

편하다. 차에 놓고 온 물건을 가지러 갈 때 등 매번 스마트키를 찾지 않아도 된다. 자동차 1대를 여럿이 같이 쓰는 환경에서 키가 어디 있는지 물어보지 않아도 되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만족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난 다시 스마트키를 손에 쥐고 있다. 디지털 키는 보조키다. 현재를 대신하긴 부족했다.

디지털 키는 애매하다. 스마트키는 주머니나 가방에 있기만 하면 인증 역할을 한다. 소지한 채로 도어 핸들에 손을 대면 문이 열리고 시동을 걸 수 있다. 디지털 키는 시동을 걸 때까지 ▲스마트폰을 꺼낸다 ▲스마트폰 잠금을 해제한다 ▲도어 핸들에 접촉한다 ▲도어를 연다 ▲실내 인증 패드에 놓는다 ▲시동을 건다 등 5단계를 거친다. 스마트키는 ▲스마트키를 챙긴다 ▲도어를 연다 ▲시동을 건다 등 5단계다. 단계가 적은 편이 편하다.

또 서울 시내 주차 환경과 맞지 않는다. 식당 중엔 주차장이 없는 곳이 많다. 이럴 땐 발렛 주차를 하거나 주차장에 차 키를 맡겨야 한다. 디지털 키는 난감하다. 스마트폰을 줘야 한다. 더구나 잠금을 해제한 상태로. 말도 안 된다. 주차 한 번 하려다 개인정보를 몽땅 털릴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니. 주차장 관리자에게 디지털 키를 공유하면 돼지만 꺼림직하다. 더구나 디지털 키는 아이오에스(iOS)는 지원하지 않는다. 안드로이드폰도 삼성전자 LG전자가 국내 정식 출시한 제품만 지원한다. 내가 주차할 곳 관리자 스마트폰까지 기억하고 다닐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른 이에게 디지털 키를 보내 차량 이동을 부탁하는 일은 한계가 있다. 요즘 자동차보험은 대부분 특약을 한다. 가족 또는 나이 등 보험료를 낮추기 위해 불특정 다수가 운전을 할 수 있도록 하지 않는다. 이 경우 디지털 키를 보내 운전을 부탁 받은 이는 무보험 상태다. 남의 차를 함부로 운전하면 안 되는 이유다. 디지털 키를 주는 것보다 보험 해결이 먼저다.

앱으로써 디지털 키도 그다지 쓸모가 없다. 블루링크 앱과 기능이 겹친다. 블루링크는 현대차 커넥티드카 서비스다. 현대차 이용자의 필수 앱과 다름없다. 블루링크는 ▲차량 원격제어 ▲차량 모니터링 등을 제공한다. 디지털 키 앱은 터치로 자동차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 것이 다르다. 디지털 키는 스마트폰 램(RAM)에서 상주한다. 이용자가 원치 않아도 항상 돌아간다는 뜻이다. 스마트폰이 느려질 수 있다. 블루링크를 이용하면 디지털 키 앱은 중복 앱이다. 블루링크 무상사용 기간이 끝난 후 설치해도 충분하다.

아쉽다. 기술과 현실의 괴리다. 스마트폰은 항상 휴대한다. 자동차 키를 따로 휴대하는 것보다 스마트폰이 자동차 키 역할을 하면 유용하겠다는 생각은 나쁘지 않다. 블루투스와 NFC, 앱의 조합도 괜찮다. 그러나 여기까지다. 이용자의 휴대품에서 스마트키를 덜어내기엔 한계가 있다. 다른 차를 구매하려다 현대차를 사도록 만드는 킬러 서비스는 아니라는 얘기다. 서비스 관점에서 ICT를 자동차에 접목하는 일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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