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어뮤즈먼트 산업이 눈부시게 발전 중입니다. 여기에서 어뮤즈먼트(Amusement)는 오락, 놀이를 뜻하는 말입니다. 국내에서 거의 자취를 감춘 오락실에 놓인 게임 기기부터 실내 테마파크 놀이기구인 중대형 어트랙션까지 일컫는 용어입니다. 현지 어뮤즈먼트 산업은 지난 10여년간 중국 정부 지원 아래 세계의 중심으로 볼만큼 성장했다는 게 관련 업계의 얘기입니다. 말로만 전해 듣던 중국 어뮤즈먼트 산업 현장을 <디지털데일리>가 취재했습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지난해 열린 중국 최대 게임쇼 ‘차이나조이 2018’에선 가상현실(VR) 콘텐츠 전시가 자취를 감췄다고 볼 만큼 크게 줄어들어 의외라는 업계 반응이 나왔다. VR만을 위한 별도 전시관까지 뒀던 예년과 달라진 전시풍경에 ‘VR에 대한 투자가 예전 같지 않다더라’,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등의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중국에서 VR은 여전히 잘나가고 있다. 자취를 감춘 것이 아니라 전시 무대를 옮겼던 것이다. 지난 9일 광저우 중국수출입페어컴플렉스에서 개최된 ‘2019 아시아 어뮤즈먼트 & 어트랙션(AAA) 엑스포’ 현장에서 현지 VR의 발전상과 향후 방향성을 가늠해볼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AAA 엑스포를 둘러본 이승훈 영산대 게임콘텐츠학과(가상현실콘텐츠전공) 교수는 “게임쇼에서 VR이 사라진 것은 별도의 전시행사가 생겼기 때문”이라며 “올해 AAA에선 전년대비 VR 어트랙션(놀이기구) 전시 비중이 20~30%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VR은 아케이드 오락과 함께 AAA 엑스포의 주요 전시 주제였다. VR 전시관으로 가자 PC로 콘텐츠를 구동하고 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HMD) 헤드셋으로 VR을 체험하는 어트랙션(놀이기구)을 쉽게 볼 수 있었다. VR 콘텐츠 내 움직임에 따라 놀이기구가 덩달아 들썩이는 방식이다.

1인 VR 체험을 위한 소형 어트랙션은 물론 6인부터 9인승까지 중대형 어트랙션도 다수 보였다. HMD 없이 눈앞의 대형 화면이 시야각 이상으로 돌아가면서 현실감을 극대화하는 대형 어트랙션도 있었다.

일부 업체들은 현장에서 개인용 HMD 헤드셋도 판매했다. 제품마다 다르지만 우리 돈 1만7000원 정도면 HMD를 구입할 수 있다. 8K(7680x4320) 해상도를 지원하는 체험용 HMD도 볼 수 있었다. 한쪽 눈에 4K씩, 두 눈으로 8K 초고해상도의 VR 화면을 체험할 수 있다. 다만 8K HMD가 널리 상용화가 될지는 미지수다.

이 교수는 “8K HMD는 헤드셋 무게만 1킬로그램(kg)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HMD 헤드셋을 들어보니 묵직함이 느껴졌다. 이것을 머리에 쓰고 격렬한 VR 체험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이 교수는 “3K HMD 정도면 VR을 체험하기에 무리가 없다”고 평가했다.

AAA 엑스포에서 몇몇 어트랙션을 직접 체험하고 다른 방문객들의 평가를 종합하면, 현지 VR 어트랙션은 ‘겉보기엔 화려하지만 속은 덜 여문’ 제품 정도로 평가할 수 있다. 과연 두 번 이상 체험할 만큼 재미가 있느냐는 것이다. 게임의 관점에서 본다면 낙제점이 많았다. 단순한 슈팅 장르의 콘텐츠가 많아 몇 분 즐기다보면 지루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HMD 내 화면의 움직임과 어트랙션이 따로 노는 경우도 있었다. 화면의 움직임을 어트랙션이 바로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이 경우 멀미가 동반된다. 몸을 고정시킨 후 전방향으로 격렬하게 움직이는 VR 어트랙션에서 이 같은 경험을 한다면 체험자에 따라 어지러움이나 구토 증세를 느낄 수 있다.

이처럼 VR의 최대 약점을 노출시킨 AAA 엑스포였지만, 현지 업체들이 다양한 시도를 끊임없이 하고 있다는 점에선 높은 점수를 줄만했다.

중국엔 VR 콘텐츠 개발사는 물론 다양한 HMD 헤드셋 제조사도 있고 어트랙션도 직접 만든다. VR 생태계가 갖춰진 것이다. 가격 경쟁력까지 갖추고 있다. 흠잡을 데 없는 수준으로 완성도까지 끌어올린다면 중국의 ‘VR 굴기(倔起)’가 머지않아 현실이 될 수 있음을 느낀 전시 현장이었다.

<광저우(중국)=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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