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보안 연구소 (사진=채수웅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중국의 국민기업으로 불리우는 화웨이.

화웨이 본사가 있는 중국 선전은 원래 ICT 도시로 유명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기업은 단연 화웨이다. 공항부터 선전의 ICT 거리 화창베이 그 어디를 가도 화웨이 간판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거론된다면 중국은 단연 화웨이다.

아직 화웨이는 매출 측면에서 삼성전자(243.7조원, 2018년 기준)의 절반 수준(1051억달러, 한화 약 120조원)이지만 매년 성장률은 두 자릿 수가 넘을 만큼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4년 화웨이 매출은 465억달러였다. 5년만에 두 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화웨이 성장을 가능하게 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사회주의 국가 중국 특성상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광활한 내수시장을 꼽을 수 있겠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 SK, CJ 등 상당수 국내 대기업들도 정부와 자국 국민들의 지원을 통해 성장했다. 하지만 중국의 내수시장 규모, 사회주의 국가 측면에서의 정부 지원은 국내 기업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화웨이 옥스혼 캠퍼스 (사진제공=화웨이)


하지만 모든 중국 기업이 화웨이가 아니듯, 성장의 원인을 지원과 내수시장 크기로만 돌릴 수만은 없을터. 학업 의지가 있는 학생을 학원에 보내야 성적이 오르듯, 같은 환경에서도 승자와 패자는 나오기 마련이다.

광활한 내수시장 만큼 무서운 것은 엄청난 투자와 사회주의 국가의 대표기업 답지 않은 투명한 경영방식과 열린 문화이다.

화웨이는 지난해 연구개발(R&D)에 150억달러를 투자했다. 매출의 14% 가량이다. 화웨이는 사규에 R&D 투자규모를 명시한다. 무조건 매출의 10% 이상은 R&D에 투자해야 한다.

이에 대해 궈핑 화웨이 순환회장은 “회사가 소유한 모든 것이 바로 지적자산이라는 것을 인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기사 : 궈핑 화웨이 순환회장 “백도어 설치는 자살행위”

선전 인근인 둥관에 위치한 연구개발(R&D) 캠퍼스 옥스혼을 방문하게 되면 일단 그 규모에 놀라게 된다. 옥스혼 캠퍼스 전체면적은 180만제곱미터다. 여의도 면적이 290만제곱미터이니 그 규모가 어느정도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이 연구기지는 올해 말에 완공될 예정인데 공사비만 우리 돈으로 1조7000억원이 투입된다고 한다.

지난 주 옥스혼 캠퍼스를 방문했다.

열차를 타고 다녀야 할 만큼 거대한 규모의 R&D 센터. 이렇게 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건물과 전경은 모두 유럽의 유명 도시, 건축물에서 모티브를 따왔다. 연구원들이 연구개발에만 매진하고 창의적 사고에 도움을 주기 위해 그렇게 설계했다고 한다. 인근에는 직원(임원은 제외)들을 위한 아파트가 마련돼 있다. 공짜는 아니지만 거의 대부분의 임대비를 회사에서 지불한다고 한다.

관련기사 : [르포] 여의도 절반 규모 R&D 기지…화웨이 옥스혼 캠퍼스 가보니

화웨이 스마트폰 생산라인 (사진제공=화웨이)


물론, 화웨이의 근무강도는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야근을 밥먹듯이 한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일하는 문화도 당연시된다.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은 이곳에서는 먼나라 이야기다. 사무실 곳곳에서 간이용 침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래도 성과에 따른 보상은 명확하다. 본사 기준으로 평균 연봉이 약 1.3억원이나 된다고 한다. 그리고 웬만한 직원들은 주주다. 배당도 만만치 않다.

사회주의 국가 기업이지만 경영방식은 상당히 투명하다. 상장사는 아니지만 매년 연간보고서를 발표하고 애널리스트 대회를 개최한다. 본사는 물론 각국의 지사 모두 회계법인인 KPMG의 회계감사를 거친다. 화웨이의 채권은 홍콩거래소에서 구매할 수 있다.

창업자인 런정페이는 지분의 2%만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직원들 몫이다. 연말에 인센티브 세게 받고 나가려다가도 몇 달 뒷면 배당이다.

화웨이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일이 힘들어 회사를 그만두려고 하다가도 연말에 나오는 보너스와 배당액을 보게 되면 다시 기운을 차리고 일할 수 밖에 없게 된다”고 말했다. 성과에 따른 보상체계는 어디 못지않게 명확하다는 것이 화웨이 직원들의 반응이다.

선전에 위치한 화웨이 본사도 규모가 옥스혼 캠퍼스와 비슷하다. 중국 기업들은 다 큼직큼직한 것인지 화웨이 문화가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건물만 덩그라니 있는 우리와는 다르다. 말 그대로 캠퍼스처럼 녹지가 있고 호수가 있다.

저녁식사를 런정페이 창업자 집무실에 위치한 식당에서 가졌다. 창업자가 주로 식사하는 장소지만 이 식당은 직원들 누구도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임원이 아니어도 직원이 비즈니스 관계로 누구를 초청하면 외부인들도 이 식당을 이용할 수 있다.

2014년 화웨이 매출은 465억달러였다. 그 전까지만 해도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그저 그런 중국기업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화웨이는 가격경쟁력에 R&D 경쟁력까지 갖춰가는 기업이다.

새로운 시대 5G에서 화웨이는 거침없이 세계 넘버원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궈핑 화웨이 순환회장.(사진제공=화웨이)


궈핑 순환회장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5G 리더십을 가져야 하며, 다른 국가는 선도하면 안된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 회사가 일부 영역(5G)에서 잘 해낼 수 있다는 것에 대해 포용력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적어도 5G 에서는 미국보다 앞서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나온 발언이었다.

화웨이 연구개발 심장 옥스혼 캠퍼스와 본사, 생산라인 등을 탐방하고, 궈핑, 켄후 순환회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받은 느낌은 ‘놀라움’이었다.

인천공항을 출국할 때 가졌던 ‘그래봐야 중국 회사지’라는 생각은 입국할 때는 반대로 바뀌어 있었다. ‘중국 기업이라고 얕잡아 보면 큰일 나겠구나’. 덩달아 마음이 급해지는 느낌이었다. 우리 기업들도 더 많이 투자하고 더 투명해지고 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화웨이 등 중국 기업에 현재 우리가 가진 것들을 내어주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위기감마저 갖게 한 화웨이 탐방이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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