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지난해 11월 쿠팡(대표 김범석)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약 2조원 투자를 유치하면서 ‘쿠팡이츠’ 출범 소식도 함께 알렸다.

발표 당시 쿠팡이츠는 음료와 음식을 사전 주문 결제해 매장에서 대기시간을 줄이는 스타벅스 ‘사이렌오더’와 비슷한 서비스로 예고됐으나, 실제 모델은 음식 배달 중개를 포함한 서비스로 실체가 드러나는 중이다. 지난 28일 쿠팡 잠실 사옥에서 열린 개발자 채용 행사 ‘테크 오픈 하우스’에서 쿠팡이츠의 대략적인 비전과 방향성이 공개됐다.

업계는 쿠팡이츠가 일반인 파트너를 모집해 배달을 맡기는 ‘우버이츠’와 비슷한 형태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는 기존 배달대행 업체들처럼 전속 라이더를 쓰거나, 혹은 2가지 모델을 동시에 병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쿠팡 측은 “올해 내 서비스 출시는 맞으나, 구체적인 방향이나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쿠팡이츠의 출시 시점과 최종 모델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것은 사실일 수 있다. 이날 발표에서도 해당 부분은 확정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이는 앞서 쿠팡이 추진했던 ‘로켓배송’과 ‘쿠팡플렉스(일반인 택배)’의 사업 추진 방식을 보면 짐작 가능하다. 이 사업들은 정식 출시 이전까지 수많은 테스트를 거쳤고,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하는 데 평균 두 달이 채 소요되지 않았다.

쿠팡플렉스의 초기 모델도 지금과 달랐다. 택배기사가 아닌 일반인을 통해 배송 물량을 소화하는 것은 맞지만, 자가용이 아니라 도보를 통해 배송하는 ‘워크맨’을 우선 도입해 테스트했다. 쿠팡맨이 배송캠프에서 아파트 등 각 지점에 물량을 두고 가면, 워크맨이 와서 배송하는 방식을 생각했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 자가용을 쓰기엔 교통체증이 너무 높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했다.

그러나 테스트를 시작하자 워크맨들이 자차를 가져와 배송 물량을 챙겨가는 모습이 관측됐다. 그렇다면 단계를 두 번 나눌 것 없이 일반인들이 바로 배송 캠프에서 물량을 가져가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이를 고려해 도입한 프로그램이 ‘카플렉스’, 지금의 쿠팡플렉스 모델이다. 모델 전환까지 걸린 기간은 두 달이었다.

◆쿠팡은 왜 음식 배달에 손을 댈까 = 쿠팡이 음식 배달 서비스를 준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사람들이 의문을 가졌다. ‘쿠팡이 왜 굳이 음식 배달을 하나’가 첫 번째, ‘쿠팡이 음식 배달을 잘 할 수 있나’가 두 번째다.

첫 번째 질문의 답은 음식 배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다. 지난해 전 세계 배달 시장 규모는 약 40조원, 오는 2030년에는 400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매년 20%이상 성장하고 있다. 한국 시장은 성장속도가 더욱 빠르다. 매년 60%이상 성장한다.

윤치형 쿠팡이츠 PO(Product Owner)<사진>는 “2030년에는 식사의 80% 이상이 식당, 공유주방에서 조리된 밥을 먹을 것이다. 집에서 부엌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며 “과거엔 대부분 가정에서 옷을 만들어 입었다. 10년, 20년 뒤엔 ‘너희 집에 주방도 있어?’이런 얘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국내에는 이미 국내에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서비스가 배달 앱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바로고, 메쉬코리아 등 배달 대행업체들도 각축전을 벌이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답으로 윤치형 PO는 “쿠팡이 뭘 잘할 수 있느냐, 키워드는 ‘디맨드(수요)’ ‘로지스틱(물류)’ ‘테크놀로지(기술)’로 잡았다”고 말했다.

매월 1300만명의 이용자가 쿠팡앱에 접속해 쇼핑을 한다. 매일 170만개의 상품이 40개의 물류센터에서 고객들에게 전달된다. 신선식품 쇼핑 ‘로켓프레시’는 지금까지 160만명이 가입했다. 즉, 쿠팡은 막대한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의 쇼핑 흐름은 일반 쇼핑, 가공식품, 신선식품, 배달음식으로 자연스럽게 확장이 이뤄지는 과정에 있다는 것이다.

쿠팡은 ‘로켓배송’ 운영 경험이 있어 물류에도 강점이 있다. 물론 음식 배달과 택배는 다르다. 음식의 온기를 유지하려면 30분 내에 배달이 완료돼야 한다. 주문 공급과 배달기사 수요를 정확히 맞추는 것도 어렵다.

쿠팡은 이를 물류 기술력으로 극복하겠다는 입장이다. 로켓배송으로 축적된 수요예측(Demand forecasting) 기술을 배달 주문에 적용하고, 이 예측에 맞춰 특정 지역 및 시간 배달에 높은 배달료를 줘 배달기사를 늘리고 줄인다는 것.

쿠팡은 여기에 추가적으로 경로 최적화(Route optimization) 기술을 더해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파트의 경우 부지는 굉장히 크지만 내비게이션 상 표시되는 주소는 하나다. 대형 상가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입구가 어딘지, 엘리베이터가 어디 있는지 찾는 것이 배달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숙련된 배달기사는 이 정보와 노하우가 머리 속에 모두 들어있기 때문에 배달 속도가 매우 빠르다. 이 때문에 초보자와 숙련자는 같은 시간에 처리할 수 있는 배달 건수가 최대 3배까지 차이가 난다. 쿠팡은 이런 노하우를 시스템으로 녹여내, 새로운 지역에 가더라도 해매지 않게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이밖에 기존 쿠팡 앱에 적용됐던 기술들을 배달 음식 카테고리에도 적용할 수 있다. 쇼핑처럼 쉽게 원하는 음식을 찾고, 다른 이용자 리뷰를 확인하고, ‘로켓페이’를 통해 쉽게 결제하는 모습을 그릴 수 있다. 또 음식점 업주 - 배달기사 - 주문자 간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소통 채널도 준비하고 있다. 위치정보시스템(GPS)를 통해 음식의 현재 위치도 알 수 있게 할 예정이다.

◆“쿠팡이츠, 빠르고, 친절하고, 심리스(Seemless)하게” = 다만 이 기술 대부분은 이미 우버이츠에 도입돼 활용되고 있는 기술이다. 수요예측을 통한 프로모션은 물론, 경로 최적화 정보도 대형 상가에 한해 이미 도입돼 있다. 배달기사들은 업주들이 우버이츠에 적어놓은 진입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실시간 커뮤니케이션도 마찬가지다. 우버이츠 주문자는 드라이버의 현재 위치가 어디인지 지도 앱을 통해 볼 수 있고,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신기하고 혁신적인 기술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윤치형 PO는 “우버이츠와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은, 5년 전 쿠팡이 로켓배송을 시작할 때 받았던 질문과 똑같다. 당시에도 이미 대한통운 등 택배회사들이 있는데 뭘 더 잘할 수 있겠냐는 질문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답도 똑같다. 맛있는 음식점을 많이 섭외해 좋은 셀렉선을 준비하고, 앱을 잘 개발해 쉽게 찾고 결제할 수 있는 좋으 사용자 경험과, 저희 물류 네트워크를 통해 더 빨리 고객에게 약속한 시간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굉장히 원론적인 얘기다. 그러나 이 3가지를 해냄으로 인해 로켓배송이라는 리테일 서비스가 빠른 성장을 해낼 수 있었다고 믿고 있다”고 보탰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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