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유료방송시장 빅뱅이 시작됐다. LG유플러스를 시작으로, SK텔레콤도 움직임에 나섰다. 통신사와 케이블TV 사업자 간 인수합병(M&A)이 급물살을 타면서 유료방송 지각변동까지 예고하고 있다. 통신사 중심 유료방송 3강 체제가 형성될 전망이다.

21일 SK텔레콤은 티브로드 최대 주주 태광산업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간 합병을 추진하기 위해서다. 양사는 국내외 재무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유치에 나서고, 구체적 거래조건을 협의해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관련 기관 인허가까지 완료하면 통합법인을 출범키로 했다.

◆M&A 신호탄, 줄줄이 이어지는 통신사와 케이블TV 동침
=이에 따라 SK브로드밴드가 티브로드를 흡수합병하고, SK텔레콤이 1대 주주 태광이 2대 주주자리를 확보할 것으로 관측된다. 본계약 전 MOU 단계부터 이를 알린 이유는 시장에 던지는 일종의 시그널이다.

앞서, SK텔레콤은 케이블TV M&A와 관련해 한 차례 쓴 맛을 본 적 있다. SK텔레콤은 CJ헬로 인수를 추진했는데,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2016년 불허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현재 시장상황은 당시와 달라졌고, 통신사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신호탄은 LG유플러스가 쏘아 올렸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CJ ENM이 보유한 CJ헬로 지분 50%+1주를 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이혁주 부사장은 “이번 지분인수는 국내 유료방송시장의 질적 성장을 위한 첫 단추가 될 것”이라며 ”방송통신 융합 시너지를 통해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을 유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T도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넘어야 할 산이다. 특정 유료방송 사업자 시장점유율을 3분의 1로 제한하는 합산규제안이 재도입되면, KT 인수합병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합산규제 도입 반대 입장을 국회에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KT와 KT스카이라이프 합산 점유율은 31.86%다. 여기에 딜라이브 9.86%을 더하면 점유율 제한선을 초과하게 된다.

다른 통신사‧케이블TV 사업자 점유율은 어떠할까? LG유플러스와 CJ헬로 합산 점유율은 24.42%,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산점유율은 23.83%다. 합병으로 몸집이 불어났다. 추가 M&A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CMB(4.85%), 현대HCN(4.16%)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규모의 경제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이해관계 맞은 통신사-케이블TV, 정부 인허가·우려 불식 산 넘어야=
이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케이블TV 사업자는 인터넷TV(IPTV)에 밀리면서 가입자 수 감소와 수익 악화를 겪고 있어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통신사는 새로운 수익원으로 미디어와 콘텐츠 사업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2017년 IPTV에 선두 자리를 내준 케이블TV의 경우 여전히 가입자수와 매출이 줄고 있지만, 통신3사 사정은 다르다. 지난해에도 통신3사 IPTV 매출과 가입자수는 전년보다 성장하며 실적을 방어했다. SK텔레콤은 IPTV 매출 1조2906억원 가입자 수 누적 약 473만명, KT는 매출 1조4102억원 가입자 수 약 785만명, LG유플러스는 매출 9199억원 가입자 수 약 402만명을 기록했다.

또한 ‘2018년 방송산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유료방송가입자는 전년대비 5.4% 증가한 3167만명으로, IPTV가 전체 45.2%를 차지했다. IPTV 가입자수는 1433만명으로 11.1% 늘었고, 케이블TV 가입자수는 1404만명이다. IPTV 매출액은 2조9251억원으로 전년보다 20.5% 급증했지만, 케이블TV 매출액은 1.8% 감소한 2조1307억원이다.

더군다나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글로벌 사업자들이 국내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고, 미디어 시장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새로운 경쟁상황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통신사는 M&A로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면, 정체된 방송‧통신시장 서비스 경쟁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5G 시대를 앞두고 미디어 융합 서비스까지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M&A를 통한 사업자 간 합종연횡은 준비됐지만, 문제는 정부 인허가다.

과거 공정위는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 불허 결정을 내릴 때 권역을 각각의 시장으로 평가한 바 있다. 이 기준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사실상 모든 통신사가 케이블TV를 인수할 수 없게 된다. 업계에서 기대를 거는 대목은 정부당국의 달라진 기류다. 최근 김상조 공정위원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CJ헬로 기업결합 신청 때 과거와 다른 판단이 가능하다”며 M&A 심사 때 전향적인 자세를 보일 것을 시사한 바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몸집 불리기에 나선 통신사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 케이블TV협회는 네트워크 경쟁체제 구축, 지역사업권 유지, 고용승계 보장을 요구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등도 도미노식 인수합병이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을 방지하고 유료방송 공공성 담보 방안을 촉구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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