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일본 최대 불법사이트 중 하나인 ‘망가무라(만화마을)’가 사실상 폐쇄됐다. 사이트 관리자들에 의해 자발적으로 종료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17일 오후부터 불법 이미지가 저장된 서버로 연결이 차단됐다. 최근 일본 정부가 직접 나서 ‘사이트 연결을 차단하라’며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를 압박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16년 개설된 망가무라는 만화 외에도 잡지, 소설, 다양한 사진의 불법복제 콘텐츠를 게재하던 사이트다. 지난해부터 입소문을 타면서 이용자가 급격히 늘어났다. 시밀러웹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월간 이용자 수는 약 9892만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 최대 불법웹툰사이트 ‘밤XX'의 2배 수준이다.

일본 콘텐츠해외유통협회(CODA)에 따르면 불법복제로 인한 출판사 누적 피해액은 약 4000억엔(약 4조원) 이상에 달한다. 불법사이트가 사회적 문제로 번지면서 일본 만화업계에서도 다양한 대응책을 강구했으나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이 사이트는 저작권 문제 및 기술적 조치를 피하기 위해 치밀한 방식을 사용해왔다. 운영자가 직접 불법 콘텐츠를 업로드하지 않고, 인터넷에 올라온 불법 콘텐츠 파일을 수집했으며, 이 파일 정보를 뿌리는 서버를 별개로 여러 나라에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지난 2월 일본만화가협회가 이례적으로 “이 상태가 지속되면 일본 문화 체력이 깎여, 결국은 망해버린다”는 내용의 성명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후 일본 언론 등에서 본격적으로 이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으나, 역으로 홍보 효과를 내 접속자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이어 지난 3월엔 ‘망가무라 프로’라는 월정액 유료화 서비스까지 출시됐다. 아울러 접속자의 PC 자원을 무단으로 활용해 암호화폐를 채굴했다는 의혹까지 더해졌다.

결국 일본 정부는 지난 13일 ‘망가무라’를 포함해 ‘애니튜브’, ‘미오미오’ 3개 사이트 불법사이트로 명시해 직접 폐쇄 대상으로 상정하는 긴급 대책을 발표했다. 또 ISP에게 불법 사이트 ‘블로킹’을 자체적으로 실시할 것으로 촉구했다. 블로킹은 특정 사이트를 통신 사업자 판단에 따라 연결할 수 없도록 강제로 차단하는 방식이다. 이용자 접근을 감시해 차단 대상이면 경고 사이트로 유도한다. 이 경우 통신 사업자가 모든 이용자의 사이트 접근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 전제가 된다.

이를 두고 일본 내부에서도 찬반 논란이 일었다. 기본적으로 사이트 차단은 일본 헌법에 보장된 ‘통신의 비밀’의 형식적으로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조치가 정당화된 경우는 아동포르노사이트 등 ‘긴급피난’이 적용될 수 있는 일부 사례다. 저작권 침해 문제의 심각성은 인정되나, 이를 인권 침해에 필적하는 심각한 피해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 및 향후 다른 사이트에도 남용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또 통신 사업자 측은 요청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들어 크게 반발했다. 관련 법안은 이르면 올 가을 임시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법 제도 정비가 완비될 때까지 ‘임시적이고 긴급적인 조치’이며, ‘정부의 강제적인 행정명령이 아니라 ISP의 자발적 시행 촉구’라는 입장을 보였다.

현재 국내에서는 저작권보호원에 불법사이트 신고 접수 시 문화관광체육부 장관 명의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 공문이 발송된다. 사안이 방심위 심의를 통과하면 ISP 사업자에게 해당 사이트를 차단해달라는 심의 결정서가 전달된다. 이 과정에 걸리는 시간이 1~2개월로 길게 걸려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왔다.

사이트 차단 권한을 문체부 장관에게 부여해 이 기간을 1주일 이내로 단축하는 내용을 담은 ‘저작권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현재 계류 상태에 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ISP 사업자가 콘텐츠 공급자와 협력해 자발적으로 불법사이트 접속을 차단할 수 있을지 여부를 두고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이세인 웹툰인사이트 대표는 “최근 국내 한 통신사가 유해사이트 차단 서비스 가입자에 한해 'B‘사이트 등 불법복제사이트를 차단한 것으로 미뤄볼 때, ’https‘ 등 보안 프로토콜 방식 접속도 기술적으로 차단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에서도 이런 강경 대응에 돌입한 것은 업계 피해가 더는 묵과할 수 없는 상황을 넘어섰다는 사회적 인식 때문, 국내에서도 이런 합의점을 찾아간다면 좋은 결과물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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