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② 베트남에 부는 금융 IT '한류'] 리스크 없애고 성공하려면?

2018.02.03 16:33:23 / 박기록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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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베트남 전쟁의 아픈 역사가 얽혀있지만 동남아 국가중 베트남은 우리에게 상대적으로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나라다. 

최근 중국에서 열린 2018 AFC U23(23세 이하) 축구 대회에서, 한국인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대표팀이 동남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박항서 감독은 영웅이 됐고, 베트남팀의 동화같은 스토리는 국내에서도 큰 주목을 끌었다. 열대에서 자란 베트남 선수들에겐 낯선 설원이었지만 불굴의 투지로 끝까지 응전했던 결승전의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꼭 이번 축구팀이 선전 때문이 아니었더라도 베트남에서의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상당히 좋다"는 게 현지에 진출해있는 국내 IT기업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국내 연예 스타를 중심으로 한 한류의 영향도 있지만 베트남 현지로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양국간의 경제 협력 강도는 더 강화되는 모습이다. 

국내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이 늘면서, 이를 지원하기위한 국내 은행들의 베트남 진출도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국내 시중은행들은 단순히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무역금융 업무를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제는 직접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금융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 현지법인인 '신한베트남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베트남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 10월말 현재 약 570억 달러 수준이다. 한국은 단연 베트남내 최대 투자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20개 점포를 둔 최대 외국계 은행인 ANZ은행 베트남 리테일 부문을 인수했다. 편리한 디지털뱅킹플랫폼을 앞세워 올해부터 베트남 시장 공략 수위를 한층 더 강화할 방침이다.  

◆국내 은행, 베트남 등 신흥 글로벌 금융시장 직접 공략... IT수요 지속 확대 =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현지 금융시장 공략의 무기는 역시 국내에서 성공한 '디지털뱅킹 플랫폼'이다. 

저비용이면서 가장 효율적인 채널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의 스마트폰 사용 인구의 폭발적 증가로, 디지털화된 고객층이 존재하기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우리은행 '위비뱅크', 농협은행 '올원뱅크' 등 국내 은행들은 다국어 서비스 등 자사 모바일뱅킹 플랫폼의 글로벌 수준을 경쟁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의 모멘텀을 찾고 있는 국내 금융IT업계로서는 국내 금융권의 활발한 글로벌 시장 진출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농협은행은 최근 '올원뱅크 앱'으로 해외 송금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송금수수료가 면제되면서 연중무휴 24시간 베트남으로 송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농협은행측은 베트남을 시작으로 향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에도 맞춤형 특화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농협은행은 베트남의 최대 은행은 애그리뱅크(Agri Bank, 직원수 약 4만명이며 지점수 2253개)와 제휴해 베트남 송금 시 계좌번호가 없어도 수취인이름과 송금번호만으로 애그리뱅크 전 지점에서 은행계좌 없이도 송금대금을 수취할 수 있는 'NH-AGRI무계좌해외송금' 서비스를 최근 선보였다. 

신한은행은  올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 고객을 위한 글로벌 모바일 뱅킹 앱 '글로벌 S 뱅크(Global S Bank)'에 '외국인 보수송금’ 항목 지정 서비스를 추가하고 영어, 베트남어 등 10개 국어 지원으로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 고객들의 이용 편의성도 확대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남아지역 진출확대 전략에 따라 우리웰스뱅크 필리핀 바콜로드지점 등 동남아 지역에 7개 네트워크를 신설해 글로벌네트워크를 301개로 확대했다. 우리은행은 글로벌 진출의 핵심거점인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미얀마에서는 ‘유기적 성장 전략(Organic Growth Strategy)’을 추진한다. 

특히 우리은행측은 해당 국가 내 지점을 지속적으로 신설해 대면 거래를 강화하고, 한국의 부동산 담보대출, 우량고객 신용대출, 할부금융, 신용카드 등을 현지화 해 현지 리딩 금융사로서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올해 상반기 우리은행은 적극적인 M&A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500개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다문화가정 중 비중이 가장 큰 베트남 이주여성과 가족들에게 모국방문의 기회를 제공해 안정적인 한국정착을 돕고자 2013년부터 현재까지 총 91가정 351명에게 베트남 모국방문의 혜택을 주고 있다. 지난 5일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국제공항에서 농협은행 하노이지점 이우식 지점장(가장 오른쪽)이 다문화가정을 환영하고 있다.

◆동남아 금융IT시장, 철저한 리스크관리, "과거의 실패사례 반면교사" = 국내 금융 채널시스템 전문 업체인 디리아(대표 배현기)는 올해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이 회사는 국내서도 비교적 괜찮은 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동남아쪽의 시장 잠재력을 훨씬 높게 보고 있다. 지난해부터 베트남, 캄보디아 등 해외 시장에서 사업이 본격화됐다. 

특히 디리아는 금융결제원과 협력해 캄보디아 '지급결제시스템'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베트남 우리은행 법인이 발주한 펌뱅킹시스템을 3개월만에 완료하기도 했다. 

그러나 배현기 대표(사진)는 한편으론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동남아 시장에서 국내 IT기업들의 실패사례를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디리아는 자체 솔루션도 가지고 있지만 SI(시스템 통합)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배 대표가 동남아 금융IT 시장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리스크로 꼽고 있는 것은 '고비용 저효율 구조의 프로젝트 진행 구조다. 글로벌 비즈니스에 대한 환상보다는 철저한 수익성 관리가 요구된다는 것. 
배 대표는 관련하여 "동남아 국가의 IT개발자 임금 수준이 국내 보다 낮다고는 하지만 이를 정교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프로젝트는 방만해지고 비용은 늘어나 적자 구조가 될 위험이 상당히 크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때문에 배 대표는 가급적 자체개발(Inhouse) 방식이 아닌 '패키지' 기반의 프로젝트에 우선적으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배 대표는 "자체개발 방식은 결국 SI를 한다는 것인데, 이는 현지의 문화 관습(일처리 관행)을 감수해야하는 만큼 국내 업체들로서는 리스크가 크다"며 "반면 패키지 방식은 수행 기간도 짧고, 개발과정에서의 리스크도 크게 줄인다"고 말했다. SI방식은 여전히 위험하기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요구되고, 가급적 자체 패키지를 가진 솔루션 위주의 시장 공략으로 기회를 찾으라는 주문이다. 

과거 2000년대 초반 현대정보기술이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의 금융SI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었지만 이후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외SI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현지 개발인력의 관리 등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데서 오는 리스크 관리에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디리아의 경우, IT개발시 개발 품질을 높여 궁극적으로 비용효율적인 프로젝트를 관리하기위한 방식으로 '오프쇼어(OffShore) 아웃소싱'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현지에는 필수 인력만 파견하고, 주요 개발 업무는 국내 IT개발자들을 중심으로 국내에서 진행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개발 관리의 리스크를 줄이고 개발 품질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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