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결코 놀랍거나 괴이한 일이 아니다. 반도체노동자를위한인권지킴이(반올림)의 억지스런 떼쓰기는 이유가 있다. 이해 당사자 사이에 이뤄진 합의로 성격이 모호해진 탓이다.

그러니 더불어민주당 양향자 최고위원이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반올림이 나를 비판하는데 대응하려고 해도 구체적 근거를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어서 대응이 안된다”며 “전문 시위꾼처럼 귀족노조들이 자리를 차지하는 방식으로 하는데 유가족도 아닌 사람들이 그렇게 하는 것은 용서가 안된다”고 말한 것도 일정부분 이해가 된다.

양 최고위원은 이 발언으로 십자포화를 얻어맞았다. 곧바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저의 취지와 뜻이, 저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잘못 전해진 것은 전적으로 저의 미숙함 탓”이라며 사과의 글을 올렸지만, 30년 동안 반도체 전문가로 일했던 이 바닥의 생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이기에 쉬이 넘길 발언이 아니다.

삼성전자 직업병 문제는 이미 정치적인 갈등으로 번져있는 상태다. 어렵게 시작한 대화의 장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모양새다. 처음부터 그럴 이유는 없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기에 갈등 해소를 위한 꾸준한 대화가 필요했다. 일방적으로 누가 누구에게 이긴다는 대결구도보다는 이해와 소통이 우선시되어야 했다.

하지만 반올림은 대화가 진전될 때마다 삼성전자가 받아들이기 힘든 조건을 내세우며 판을 깼다. 일반 기업이 도저히 갖추기 어려운 “사단법인을 만들어 보상을 하라”거나 “순이익의 0.05%를 내 놓으라”는 등의 요구가 대표적이다.

지지부진한 협상 테이블에서 그나마 대화가 이어질 수 있었던 원동력은 사과와 보상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올림은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실제로 보상과 사과가 있었고 삼성전자는 120여명에게 일련의 절차를 거칠 수 있도록 했다. 지금도 대상자라면 언제든지 보상신청 진행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반올림은 극구 본인들과 대화하고 사과와 보상을 하라는 주장을 거듭해왔다. 최근에 와서는 ‘대화’는 빼고 직업병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라는 포괄적인 범위로 메시지가 달라졌다. 해체된 삼성그룹(미래전략실)을 상대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1만명 서명을 전달하는 등 전투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자꾸만 싸움을 건다. 그러니 최 위원이 ‘전문 시위꾼’이라고 해도 반박할 수가 없다. 그래서 놀랍지도, 괴이하지도 않다.

함께 해야 이긴다는 말을 서슴지 않는 반올림이다. 삼성전자를 적(敵)으로만 바라보고 무조건 이겨야하는 상대로만 생각하기 때문에 실타래가 풀리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른바 ‘의미 있는 무승부’로 사회적 합의와 조정은 곧 패배나 다름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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