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모바일금융, 규제와 인력이 문제다

2016.05.27 10:33:32 / 오정근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

국내 첫 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앞두고 은산(銀産)분리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는 모바일금융 혁신의 후발주자로서 갈 길이 먼데 규제가 발을 묶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은 미국 1995년, 유럽 1998년, 일본 2000년, 중국도 2015년 초에 시작했다. 현재 미국 20개, 일본 8개, 유럽은 20개가 영업 중이고 중국에서도 지난해 모바일메신저 텐센트가 ‘위뱅크’,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마이뱅크’를 설립해 인터넷전문은행 대열에 합류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

헌데 우리나라는 핀테크 도입도 2년 밖에 되지 않았고 인터넷전문은행 출범도 선진국에 비해 10년 이상 늦었다. 은행 등 전통적 금융시장에서도 세계 87위의 낙후된 입지에 있는 한국이 새로운 금융 빅뱅 시대에서도 뒤처진다면 선진국 진입은 요원할 수 밖에 없다. 금융 산업의 잠식에 따른 국가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외국의 인터넷전문은행 현황을 보면 미국은 구글․페이스북, 일본은 소니․야후․라쿠텐(전자상거래업체)․KDDI(통신업체), 중국은 알리바바․텐센트․바이두 등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진출해 있다. 정보 통신 인터넷 관련 산업자본이 금융 빅뱅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한도를 없애거나 대폭 완화하고 있다. 실제 미국은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한도가 25%, 일본은 20%, 유럽연합은 50%이지만 감독당국의 승인만 받으면 그 이상도 가능하다.

반면 한국은 의결권이 있는 지분 4% 이상 갖지 못하도록 은산분리 규제를 실시 중이다.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을 50%까지 허용하는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긴 하지만 정치권의 이견 충돌에 부딪혀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상호출자제한을 받는 대기업의 인터넷전문은행 지분 보유에 대해서는 반대 목소리가 높아 이대로 가다간 한국의 인터넷전문은행은 시작도 못해보고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그렇다면 비대면 인증과 보안 솔루션, 빅데이터 이용을 통한 주가분석 시스템, 그리고 로보어드바이저까지 모바일 금융에 한층 열을 올리고 있는 증권업계는 어떨까. 이들의 성공여부 또한 은행권의 은산분리 규제 혁파처럼 한 가지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전문인력 확보다.

로보어드바이저에 어떤 지표를 넣을 것인가(데이터 마이닝), 어떤 방식으로 각종 지표 등을 산출하게 할 것인가(알고리즘) 등은 결국 모두 인간이 할 일이기 때문이다.

미래는 융합(Convergence)과 혁신(Innovation)의 시대이다. 이에 맞게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지식을 두루 겸비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IT분야에서는 금융 분야 지식을 보수적인 것으로 생각하지만 앞으로 금융기관의 수장이나 핵심인력은 IT와 금융을 모두 통달한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또한 청년들이 창의성과 혁신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창업 기회도 무한히 열어줘야 한다. 영국의 경우 2011년 ‘런던테크시티’를 선포하며 이메일 주소만 있으면 사무실과 자본금 없어도 24시간 내 법인 인가를 내주도록 ‘규제 프리’를 실행에 옮겼다. 이후 현재까지 8만8000개의 벤처기업을 양산하며 금융을 필두로 제반 산업의 활황을 이끌어 가고 있다.

청년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가 사업이 될 것인가 아닌가는 투자회사가 판단하는 것이지 정부가 판단할 영역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정책적으로 완전한 규제 혁파를 통해 창의적 인력을 도모해야 한다. 이것만이 16개월 연속 마이너스 수출 증가율과 실업률 증가,소비 둔화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길이다.

마지막 골든타임이 지금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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