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태양의 후예’. 높은 시청률만큼, 드라마에 나온 상품들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과도한 PPL(Product Placement)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지만 여주인공 송혜교가 사용한 화장품은 방송전보다 판매량이 무려 10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이처럼 드라마 주인공이 입은 옷이나 액세서리를 방송을 시청하면서 실시간으로 구매하는 연동형 T-커머스 시장이 국내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25일 목동 방송회관서 열린 '연동형 T-커머스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에서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연동형 T-커머스 시장이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빠르게 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맞춰 정부의 정책도 빠르게 변해야 할 것으로 지목했다.

또한 부처 간 업무 중첩에 다른 규제 정비를 비롯해 자칫 TV 홈쇼핑 처럼 보일 수 있는 상품 정보에 대해 어떻게 사용자 경험을 긍정적으로 이끌어낼 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것으로 보았다.

◆T-커머스 10년만에 본격적 시장…미래는 여전히 불투명=T-커머스는 2004년 3월 방송법 개정으로 데이터방송의 정의가 신설된 이후 2005년 3월 총 10개의 T-커머스 사업자가 등장하게 됐다.

하지만 방송의 디지털전환 미흡 등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다가 IPTV 사업자인 KT가 2012년 독립형 T-커머스 채널을 론칭하면서 방송을 시작했다. 이후 정부가 T-커머스 규제를 개선하고 산업을 지원방안이 제시되며 T-커머스 시장도 성장세에 진입하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해에는 10여년간 침묵을 지키던 8개 사업자가 방송을 시작하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T-커머스를 비롯해 다양한 콘텐츠 연동형 부가서비스의 미래는 밝은 것만은 아니다. 이미 7개의 홈쇼핑 채널이 지상파 등 인기 채널 사이사이에 위치해 있는데다 콘텐츠 연동형 부가 서비스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여전하다.

또한 콘텐츠 산업에서 광고나 상거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자연스럽게 규제 중심의 정책으로 이어지고 있다. 예전에 비해 활성화 정책이 펼쳐지고 있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규제나 제한위주의 정책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정동훈 교수는 "T-커머스처럼 상거래 개념이 강조되거나 광고 등 상업적 행위에 대해 칸막이식 구분과 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우리 사회에서는 일반적"이라며 "방송과 달리 광고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이 콘텐츠 산업 전체를 활성화 하는데 많은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방송콘텐츠 연동형 T-커머스 이해관계자 문제 해결해야=지상파 등 콘텐츠 사업자들이 관심 갖고 있는 연동형 T-커머스 역시 마찬가지다. 인기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주인공이 입은 옷이나 액세서리를 바로바로 구매할 수 있다는 개념은 존재하지 않았던 거대한 유통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 같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방송 콘텐츠와 연동된 T-커머스에서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콘텐츠를 제공하는 셋톱박스, 쇼핑 플랫폼, 결제를 위한 사업자 등 여러 업체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해 관계자가 너무 많다보니 수익배분에 대한 논란은 불가피하다. 아직 시장 자체가 초기다보니 사실 나눌 것도 별로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교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의 조율이 필요하고 저작권자, 유료방송 플랫폼, PP 등의 동의가 필수적"이라며 "관련 분야가 융복합 콘텐츠인 만큼 정책 추진부처를 하나로 통일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한계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쇼핑에 대한 사용자 경험 문제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 현재 방송프로그램 연동형 등 T-커머스의 경우 콘텐츠가 재생되면서 화면에 상품 정보가 노출이 되고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력해야 하는데 쇼핑 목적이 명확한 TV홈쇼핑과 달리 시청자들이 쇼핑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한국만으로는 작은 시장…파이 어떻게 키우나=최근 성황리에 종영된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PPL로 등장했던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 투톤 립바의 경우 3월 판매량이 전월보다 무려 556%나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드라마에 등장한 시계(웰링턴)도 방영전보다 판매가 8배나 증가했고 정관장 상품 매출도 190%가 늘어났다고 한다. 

드라마 인기에 편승해 제품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 PPL 목적이니 그럴만 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드라마 제작사나 PPL 광고주 이외에도 콘텐츠를 통해 돈을 버는 곳은 존재한다.

‘태양의 후예’는 중국 포털 아이치이에서도 동시에 방송이 됐다. 아이치이는 올해 초부터 인기 드라마, 영화 등의 경우 회원들을 상대로 관련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스토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태양의 후예의 경우 독점 방영권을 취득했기 때문에 자체 온라인 스토어에 경쟁업체보다 발빠르게 관련 상품을 등록해 판매했다. 누적 조회수는 무려 15억뷰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만약, 국내외 시청자들이 태후를 보며 국내 방송사, 솔루션 업체 등이 만든 연동형 T-커머스를 통해 송혜교 화장품이나 시계, 정관장 제품을 직접 구매했다면 어땠을까. 사전제작이 이뤄진 만큼, 제품에 대한 정보, 판매, 결제, 배송까지 사전에 준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발생할 수 있는 수익의 대부분은 중국의 아이치이가 가져간 셈이  다.

세미나에 참석한 권철 MBC 부장은 "우리나라 시청자들은 10명 중 6명은 TV를 보면서 스마트폰도 이용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으로 상호 소통하는 방식으로 연동형 T-커머스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JTBC의 이상권 과장은 "연동형 T-커머스는 사업분류에 대한 기준이 모호한데다 방통위, 방심위의 광고 규제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각종 PPL 정보를 제공하고 실제 판매로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와우몰의 김양미 대표는 "파이가 크면 참여자가 많아도 나눌 수 있는 것이 많다"며 "태양의 후예가 그 답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조금만 노력하면 시장이 커질 수 있고 한국 뿐 아니라 한류를 통해 해외에서도 우리가 가져갈 수 있는 파이가 생긴다"며 "저작권이나 초상권에 대한 문제를 T-커머스에서는 조금 더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면 시장이 활성화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미디어 허브의 김정철 실장도 "한국만의 미디어 T-커머스 시장의 파이는 작다"며 "더 큰 파이, 성공사례를 만드려면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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