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에도 HP·델과 M&A 소식 나와
- VM웨어 분사 시나리오에 관심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지난 2013년 나스닥증권거래소에서 보통주 상장폐지를 완료한 델이 공룡 스토리지 업체인 EMC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다고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이 8일(현지시각) 일제히 보도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다. EMC 전부를 사들일지, 아니면 일부 사업부만 거둬들일지 등에 대해 밝혀진 것이 없다. EMC 홍보실도 공식 논평을 거부했다. 이런 불투명한 상황은 차치하고서라도 델은 지속적인 실적부진으로 인해 창업주인 마이클 델이 급히 되돌아와 회사를 정상경영 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상장폐지는 이런 활동의 일환으로 당시 델 회장은 8개월 만에 249억달러(한화 약 28조9213억원)의 비용을 치렀다.

그런데 불과 2년 만에 델이 시가총액이 500억달러(약 58조750억원)에 달하는 EMC의 M&A에 나선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델이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는 PC나 서버 시장상황이 썩 좋은 것도 아니다. 그나마 소프트웨어와 스토리지에서 예전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몇 가지 상황을 고려하면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선 델은 상장폐지 이후 꾸준한 체질개선을 해왔다. 창업이후 고수하던 직판체제에서 총판을 통한 간접 영업 체계를 갖췄다. 공급망관리(SCM) 부담이 덜해졌고 소프트웨어 업체를 M&A해 별도의 델 소프트웨어 그룹을 신설, 기존 제품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

여기에 델 회장의 자금력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가지고 있는 자산만 192억달러(약 22조3008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델이 상장폐지에 실적부진을 겪었다지만 그동안 쌓아온 저력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기는 쉽지 않다. 델 회장은 회사를 상장폐지하고 개인회사전환을 발표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큰 스타트업 컴퍼니(biggest start-up company)가 되겠다”고 밝힌바 있다. 가능성만 확인된다면 외부에서의 투자여력이 충분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유연성이 확보됐다는 얘기다.

델의 EMC M&A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에도 EMC는 HP와도 M&A에 대해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번 소식이 전해지기까지 11월 PC·프린터와 엔터프라이즈 사업부의 분사를 앞두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자금여력이 더 나은 HP와의 M&A에 무게가 쏠리던 상황이었다. 여기에 EMC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반대한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에서 VM웨어를 분사하라는 압박을 계속해서 받아온 상태였다.

엘리엇은 최근 가상화 소프트웨어(SW) 및 네트워크 업체인 시트릭스도 압박한바 있다. 이에 시트릭스는 델의 상장폐지 과정을 지원한 사모펀드 실버레이크파트너스를 통해 M&A 제안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VM웨어와 시트릭스, 그리고 델과 HP뿐 아니라 EMC까지 서로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주판알을 튕기는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엘리엇이 EMC에게 VM웨어를 분사하라고 요구하는 이유는 투자로 경영에 참가하겠다는 명분을 만들고, 실속 있는 알맹이를 매각하거나 구조조정을 요구해 이에 따른 차익을 따먹기 위해서다. 시트릭스도 7.1%의 지분을 확보한 엘리엇의 덫에 걸린 상황이고 델과 HP는 어떤 형태로던 M&A을 통해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여기에 델은 상장폐지 과정에서 기업 사냥꾼으로 잘 알려진 칼 아이칸의 공격으로 상당한 곤혹을 치른바 있다. 일각에서는 VM웨어 분사가 최상의 옵션이며 최근 낮은 금리로 인해 성장할 여지가 적은 성숙한 산업 위주로 활발한 M&A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안에 어떤 형태로던 빅딜이 성사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M&A설 하나로 EMC의 주가는 8% 급등했다. 당연하지만 엘리엇은 그만큼 이득을 봤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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