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어느정도 잠잠해진 것 같다. '땅콩 리턴'으로 명명된 이 사건은 지난 2주 동안 거센 여론의 질타를 지나 이제는 한발짝 떨어져서 우리 나라 갑질문화에 대한 반성, 기업의 위기대응 능력과 같은 사회문화적, 경제적 관점에서의 담론으로 물러나는 분위기다.

그러나 왠지 IT업계의 빅데이터 전문가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에겐 이제부터 '땅콩리턴'이란 주제를 놓고 먹이사냥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 같다는 싸늘한 느낌이 든다.

‘땅콩회항 파문으로 대한항공이 얼마나 심각한 타격을 입었는가. 빅데이터를 이용해 실시간으로 소셜 분석을 하고, 이에 신속한 대응을 했더라면....’

어찌보면 하나 마나한 뒷북치는 가정을 세워놓고 너도 나도 빅데이터 세일즈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과연 대한항공이 빅데이터(Big Data)에 더 적극적이었다면 땅콩 회항파문을 최소화 할 수 있었을까.

물론 기술적으로 전혀 뜬금없는 얘기는 아니다. 실제로 뉴스(News)와 링크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채널에서 생성되는 비정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내는 소셜 분석시스템들이 몇 년전부터 국내에서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에서 일부 채택됐을뿐 아직 이렇다할 활용사례는 없는 듯 보인다. 이 솔루션은 기업에 불리한 뉴스가 SNS를 통해 급속하게 유통되는 시점에서 실시간으로 기업에 경고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기업이 위기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서비스, 유통, 통신, 금융 등 수많은 불특정 소비자들에 직접 노출된 B2C 기업들에게 국내외 뉴스를 중심으로 분석해내는 미디어 분석(Analytics)시스템을 제시하고 있다.

나쁜 뉴스에 실시간 대응,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 = 원래 이 솔루션은 기업들이 블랙 컨슈머를 조기에 잡아내서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됐다.

블랙 컨슈머가 SNS 등을 통해 악의적인 내용을 뿌릴때 이에 즉각 대응하기 위한 수단이다. 이를 테면 기업은 SNS상에서 팔로워수, 트윗수 등을 분석하고, 긍정직인 내용과 부정적인 내용을 내용을 인덱스를 통해 즉시적으로 산출해낸다.  

물론 SNS 뿐만 아니라 키워드를 통한 특이동향 분석도 가능하다. 급증하는 키워드를 통해 위험을 감지하는 것이다. 또한 콜센터(컨텍센터)에서 처리되는 상담및 녹취내용인터넷을 통해 접수되는 이메일 내용 등에 대해서도 분석이 가능하다. 한발 더 나아가 기업이 선제적으로 이를 이용하여 키워드 마케팅을 할 수도 있다.

빅데이터의 궁극적인 한계는? 결국 '인간' =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솔루션의 사용설명서에 나타난 워딩일 뿐이다.

현실적으로 기업이 악의적인 뉴스, 불리한 뉴스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무엇보다 이 빅데이터(분석) 솔루션을 채택했다고 하더라도 그 회사에 맞는 방대한 SI(시스템통합)작업이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SI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이 가진 고유의 조직문화, 업무 프로세스의 변화를 불가피하게 고려해야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비정형데이터를 예리하게 분석할 수 있는 스마트한 빅데이터 인프라를 갖췄다하더라도 기업이 위기 상황에서 적용할 수 있는 위기대응 매뉴얼과 의사결정 조직체계, 또 위기가 진정될 때까지의 후속 프로세스를 갖췄는지는 기술외적인 문제다.

, 소셜 분석시스템에서 아무리 중대 위험시그널을 쏟아낸다해도 기업의 조직문화가 보수적이거나 구조적으로 의사 전달 프로세스가 원할하지 않는 구조라면 위기에 대한 실시간 대응이 불가능하다. 또한 정작 기업의 오너나 최고 경영자가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하고 안이하게 대응하게 된다면 이 역시 파국은 피할 수 없다.

분석의 결과치를 놓고 기업이 그 의미를 정확하게 읽어내는 직관(인사이트)의 문제는 여전히 빅데이터 논쟁의 가장 민감한 부분이다. 이 부분은 가장 IT화 하기 힘들다.

실제로 지난 몇년간 빅데이터를 활용해 기존의 수많은 전문가(expert) 시스템과 같은 인텔리전스시스템의 업그레이드가 이뤄졌다. 보험사기방지시스템(FDS)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시스템의 존재가 무색하게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들의 손해율을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늘어나고 있고, 보험료는 더 오르고 있다.

빅데이터를 만능처럼 전도하는 전문가들은 쉽게 동의하기 어렵겠지만 아무리 IT가 발달해도 결국 인간이란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문제라는 생각을 해본다. IT에게 책임을 묻는것이 아니다.

오히려 땅콩리턴 사태를 계기로, 그 사회의 문화나 의사결정의 투명성, 조직의 민주적 소통방식에 따라 IT의 효과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박기록 기자>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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