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인텔이 태블릿 프로세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돈보따리’를 풀어 제품을 밀어내고 있다. 과거 PC 시장에서 행해온 불공정거래행위와 같은 전략을 답습하고 있다. 인텔은 경쟁사(AMD) 점유율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내 PC 제조사에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2008년 당시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과징금 266억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자사 태블릿 프로세서 ‘베이트레일’의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완성품 제조업체에 보조금을 제공하고 있다. 인텔은 이러한 보조금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수익차감(Contra Revenue)’이라는 이름으로 회계 처리하고 있다. VR-존을 비롯한 미디어와 분석가들은 매 분기 약 1억달러(1000억원 이상)에 상당하는 금액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스테이시 스미스 인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태블릿 수익차감 프로그램으로 2분기 매출총이익률에 0.5%의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인텔은 올해 전년 대비 4배 증가한 4000만대의 태블릿용 프로세서를 출하할 것이라고 목표치를 제시했다. ‘돈질’은 먹혀들어가고 있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1분기에만 500만대의 태블릿 프로세서를 출하했다”며 “올해 4000만대 출하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이 이 같은 ‘돈질’을 하는 이유는 베이트레일 태블릿 제조 비용이 동급 ARM 제품 대비 비싸기 때문이다. 베이트레일은 모뎀 기능을 갖추고 있지 않아 중저가 태블릿에는 적합하지 않다. 제조업체는 통신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부가적으로 부품을 구매하고 회로보드를 뜯어고쳐야 한다. 인텔은 제조사의 이 같은 ‘부가적 비용(Bill of Materials)’ 줄여주기 위해 보조금을 준다고 설명한다. 회사는 올 하반기 3G 모뎀 기능을 통합한 새로운 저가 프로세서인 소피아(SoFIA)를 출시할 계획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이 같은 보조금 지급 정책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 인텔은 AMD의 PC 프로세서 점유율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사에 보조금 형태의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한국 공정위로부터 26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바 있다. 그러나 인텔의 태블릿 수익차감 프로그램은 과거와 같은 제재를 받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던 브룩우드 인사이트64 수석 연구원은 “인텔은 태블릿 시장에서 점유율이 미미한 상태이므로 연방거래위원회(FTC)는 독점 행위로 인텔을 고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태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 서비스업감시과장은 “시장 점유율이 미미한 사업자의 경우 이 같은 행위가 시장에서 경쟁 제한을 불러일으킬 영향은 적다고 판단한다”라며 “특히 10% 미만의 점유율을 가진 사업자는 안전지대로 분류된다”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인텔은 태블릿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팔아 2억85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 점유율 7.9%로 애플(37.3%), 퀄컴(11%), 삼성전자(9.7%)에 이어 4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 AP 시장에서 인텔의 매출 점유율은 0.2%로 미미한 수준이다. 이 같은 사업 실적을 두고 JP모건은 “만성 적자인 인텔의 모바일 사업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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