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스마트폰이 자동차의 두뇌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업계 표준인 미러링크의 운명이 바람 앞에 촛불 신세다. 스마트폰 운영체제 업체들이 미러링크가 아닌 독립노선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애플의 카플레이다. 애플이 지난 달 3일 선보인 애플 카플레이는 스마트폰의 콘텐츠를 자동차 IVI 시스템을 통해 즐길 수 있는 기술이다. 스마트폰의 음악을 자동차에서 듣거나 T맵, 김기사 등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통해 길안내를 받을 수 있다. 음성으로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운전 중에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것보다 음성으로 명령을 내리는 것이 안전하고, 화면도 작은 스마트폰보다 차내의 LCD가 훨씬 보기 편하다.

이처럼 스마트폰과 차량의 IVI 시스템을 연결하는 시도는 최근 대세로 떠오른 움직임이다. 자동차의 경우 개발 기간이 최소 4~5년에 달하기 때문에 이 라이프사이클을 IVI 시스템 개발에 적용하기 힘든 상황이다. 새로 출시된 자동차의 IVI 시스템이 5년전 버전의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다면 사용자들을 만족시키기 힘들 것이 분명하다.

또 스마트폰을 IVI 시스템에 연결하면 자동차가 별도로 네트워크에 연결될 필요 없이 스마트폰의 LTE/3G 망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애플은 이같은 흐름에 맞춰 카플레이를 선보였고, 지금까지 반응은 매우 좋다. 카플레이가 등장하자 자동차 업체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페라리, 혼다, 현대자동차,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등은 올해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차량을 출시할 예정이고, BMW그룹, 쉐보레, 포드, 재규어, 기아, 랜드로버, 미쓰비시, 닛산, 오펠, 푸조시트로엥, 스바루, 스즈키, 도요타 등도 카플레이 컨소시엄에 합류했다. 

애플과 함께 스마트폰 운영체제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구글도 가만히 있을 리 없다. 구글은 지난 1월 소비자가전전시회(CES) 2014에서 아우디, GM, 혼다, 현대 등 주요 자동차 업체들과 열린자동차연합(Open Automotive Alliance 이하 OAA)를 결성했다. OAA는 안드로이드 스마폰을 자동차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문제는 거대한 두 스마트폰 운영체제 업체가 독자적으로 움직임에 따라 표준인 미러링크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점이다. 미러링크는 CCC(Car Connectivity Consortium)에 의해 제안된 표준규격이다. 차 안의 HMI(Human Machine Interface)를 통해 스마트폰의 콘텐츠를 제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표준은 존재의 가치가 떨어진다. 삼성전자의 경우 ‘드라이브링크’라는 이름으로 미러링크 기술을 갤럭시S3에 탑재했지만, 이를 지원하는 자동차가 없어 갤럭시S4에서는 이 기능을 뺐다. 미러링크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이 없다보니 자동차회사들도 미러링크 기술에 집착하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다시 갤럭시S5에 미러링크 기술을 넣었지만, 아직도 연결할 자동차는 거의 없다. 완성차 업체들은 미러링크보다 카플레이, OAA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애플 카플레이에 대응하기 위해 ‘윈도인더카’라는 IVI 플랫폼을 공개했는데, 여기에 미러링크 기술이 탑재된 것으로 알려져 미러링크 진영에 위안을 주고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MS 윈도는 자동차 업계에서 거의 버림받은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큰 위안이 되지는 않을 듯 보인다.

미러링크의 어두운 전망은 국내 업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한글과컴퓨터에 인수된 MDS테크놀로지의 경우 미러링크를 차세대 먹거리로 삼고 있는 회사다. 삼성전자 등에 미러링크 기술을 공급했다. 그러나 애플, 구글 등의 움직임으로 인해 MDS테크놀로지의 계획은 다소 차질을 빚을 듯 보인다.

자동차 IVI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구글, 애플 등 스마트폰 업체들의 파워가 자동차 업계에서도 굉장히 세다”면서 “미러링크 표준은 지원하는 스마트폰과 자동차가 적어서 악순환에 빠진 듯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MDS테크놀로지 측은 스마트폰과 차량 간의 연결에 대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고 글로벌 회사들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커넥티드 카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의미로 보고 긍정적인 면도 있다면서 애플에서 카플레이를 발표하고 구글에서는 OAA를 결성다고 해서 미러링크 시장에 대한 전망이 어둡다고 보지는 않으며, 다양한 OS를 지원하는 스마트폰-자동차 연결 플랫폼인 미러링크 기술이 더욱 확산될 거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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