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벗는 ‘지배구조’ 개편… 더 예민해진 삼성그룹

2013.11.06 10:52:11 / 박기록 기자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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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가 지난 4일 기존 FC(급식및 식자재사업)부문은 신설법인(삼성웰스토리. 가칭)을 설립해 분리하고, 건물관리사업 부문은 에스원에 4800억원에 양도할 계획이라고 발표하면서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가 또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관련하여 에스원, 호텔신라, 삼성물산 등 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도 계속 출렁이고 있다. 이어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을 인수함으로써 ‘건설’부문에 대한 삼성그룹내 교통정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과 함께 제일모직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 등 복잡한 시나리오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이란 큰 틀에서 볼 때, 최근 몇개월간 발표된 그룹 계열사간의 인수및 합병 계획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기획 부사장 삼남매의 향후 그룹 경영권 승계의 방향성을 예측할 수 있은 단초임은 분명하다.

 

앞서 지난 9월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문이 1조500억원에 삼성에버랜드로 양도된 것, 이어 삼성SDS의 삼성SNS (구 서울통신기술) 흡수합병 계획 발표,또 2개월간 꾸준하게 이뤄진 삼성물산의 삼성엔지니어링 지분 인수(2.3%) 등은 삼성그룹 3세 시대 전환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는 시장의 시각엔 큰 무리가 없어보인다.

 

그러나 정작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삼성에버랜드의 지분구조에는 여전히 미동의 변화도 없고, 아무도 이 부분에 대해 자신있는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이재용 부회장이 지분 25.10%,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부사장은 각각 8.37%를 갖고 있다. 

 

◆“사업구조 개편일뿐”…확대해석 경계하는 삼성그룹 =그러나 삼성그룹측에서는 최근 빠른 속도로 이어지고 있는 삼성그룹 사업구조개편을 3세 경영승계를 위한 사전정지 작업으로 보는 시각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삼성그룹측은 ‘고양이를 얘기하는데 자꾸 호랑이를 그린다’며 시장의 해석에 불만이다. 사업구조 개편은 그룹 계열사들의 경쟁력 강화 목적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사업개편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각과 삼성그룹의 입장과는 평균 이상의 괴리가 존재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현재로선 어느 쪽이 더 사실에 부합한 것일까. 물론 지금과는 분위기가 다르지만 앞서 삼성그룹은 지난 2011년과 2012년에 걸쳐 LED, 태양광, LCD 등 그룹내 사업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특히 삼성그룹측은 제조부문, 금융부문 지주회사 분리 등 기존 지주회사 전환 시나리오에 근거한 지배구조개편 시나리오에 대해선 손사레를 치고 있다.


실제로도 삼성그룹 지배구조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전환은 공정거래법, 금융지주회사법 등 현행법의 제약때문에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시나리오에 가깝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최소한 4~5년이 시간이 필요한데다 수십조원의 자금도 필요하다. 금융지주회사 출범시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을 어떻게 정리할 것인지는 이미 오래된 난제지만 여전히 해법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또한 시장의 예측과는 달리 삼성그룹 주변에서는 “당분간 더 이상의 사업개편은 없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시장에서 제기하는 삼성물산의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시나리오도 부정적인 기류다. 

 

이처럼 삼성그룹측이 최근 일련의 계열사 사업구조 개편을 3세 경영권 승계 과정으로 보는 시각에서 가급적 분명한 거리를 두려는 것은 여론의 확대 해석에 따른 부담 때문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이 아직 완결되지않은 상황이고 향후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지주회사법, 공정거래법 등의 개정 논의가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는 시점이다. 이 때문에 삼성그룹의 입장에선 경영권 승계에 과도하게 초점이 맞춰질 경우 여론의 향배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예를들어 시장에선 삼성에버랜드가 FC사업을 물적분할해 삼성웰스토리를 설립한 뒤 다시 호텔신라와 합병하는 시나리오가 나왔는데, 일각에선 이를 놓고 ‘대주주의 지분이 없는 호텔신라로의 사업이관을 통해 궁극적으로 그룹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논란을 피하려는 수순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대권경쟁 구도로 비쳐지는 것에 부담  = 한편으론 일련의 그룹 사업개편이 삼남매의 ‘경영권 승계 구도’에 자꾸 포커스가 맞춰질 경우, 이것이 3세들간의 본격적인 ‘대권 경쟁’또는 파워게임의 시각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부담이다.


'경영권 다툼’ 수준으로 시장에 비쳐질 경우 해당 계열사들 주가의 과도한 변동으로 삼성그룹측에서 원하는 사업구조 개편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때문이다.


아닌게 아니라 시장에선 삼성전자, 호텔신라, 제일기획 등 이재용, 이부진, 이서현 삼남매를 대표하는 회사의 주가가 서로 경쟁하듯 움직이는 것에 주목하는 시선도 없지않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이들 대표주들의 주가가 곧 삼남매 개개인의 경영 능력을 방증하는 바로미터로 해석될 수 있다는 논리다.


마침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 59조800억원을 기록해 2위 애플(40조2200억원)을 큰 격차로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고, 호텔신라 역시 3분기 매출이 685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7% 증가하는 등 시장 기대를 충족시키는 실적을 기록했다.


또한 제일기획도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5.2% 상승한 333억원을 기록하는 등 뛰어난 실적을 기록함으로써 삼성엔지니어링 등 실적이 악화된 그룹내 타 계열사들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적이 뒷받침됐다는 점에서 단순히 대권경쟁을 위한 주가관리라는 일각의 분석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


물론 이것과는 별개로, 그룹내 사업구조 개편이 점차 구체화되면서 이런 저런 정치적 해석이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수순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의 삼성엔지니어링의 인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시장에선 그룹내 건설사업 부문의 경우 이부진 사장의 몫이 아니냐는 시각이 우세해졌다. 그러나 이서현 부사장의 남편인 김재열씨가 삼성엔지니어링의 경영에 참여해왔다는 점에서 이를 둘러싼 미묘한 해석이 없지 않다. 공교롭게도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3분기에 746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삼성그룹 주변에서는 “12월초에 있을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까지 지켜봐야 좀 더 명확한 그림이 나올 것”이라며 아직은 신중한 분위기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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