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오라클과 아이언맨

2010.05.04 18:05:05 / 백지영 기자 jyp@ddaily.co.kr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 주말, 최근 흥행작 중 하나인 ‘아이언맨 2’를 보고 왔다. 그중 IT업계에 몸담고 있는 기자의 눈에 뛴 것은 단연 ‘오라클’이었다.


오라클은 국내에서도 데이터베이스시스템으로 잘 알려져 있는 세계적인 기업용 소프트웨어 제조업체다. 데이터베이스 외에도 전사적 자원관리(ERP)와 고객관계관리(CRM) 등 다양한 기업용 솔루션을 판매하고 있다.


이번 영화를 제작한 마블스튜디오와 공동 마케팅 펼친 오라클은 이 영화에서 회사 로고는 물론 주인공들의 대사를 통해 ‘오라클’이라는 단어를 수차례 등장시킨다.(심지어 오라클의 래리 앨리슨 회장은 이 영화에 까메오로 출연하기까지 한다.)


이 영화를 제작한 마블스튜디오가 오라클의 고객사이기도 하거니와, 아이언맨의 빨간색이 오라클의 로고색깔과도 잘 매칭돼 시각적 효과도 커 보인다.


오라클이 이 영화의 공동 마케팅을 함께 함으로써 기대했던 것은 이 영화에서 주인공과 기계가 한 몸이 돼 악당을 물리친 것처럼, 최근 인수한 썬마이크로시스템즈와의 합병(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이 완벽했다는 것을 묘사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된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오라클은 전편인 아이언맨 1에서도 이를 활용한 마케팅을 펼친 적이 있다고 한다.


‘소프트웨어는 오라클, 하드웨어는 마블’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당시 오라클이 던지고자 했던 메시지는 아이언맨의 강철과 같은 이미지처럼 무너지지 않는 솔루션, 그리고 아이언맨이라는 첨단 기술을 무리 없이 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회사라는 이미지였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메시지는 효과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속편에서도 오라클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1편에서의 프로모션이 성공적이었다는 평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어쨌든 오라클은 현재 자사 홈페이지나 홍보용 포스터에서 ‘사람(Man), 기계(Machine), 영웅(Hero)’이라는 아이언맨 2의 영화 문구와 마찬가지로 ‘하드웨어(Hardware), 소프트웨어(Software), 완성(Complete)'라는 문구를 통해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처럼 영화나 드라마 등 대중의 인기를 누리는 매체를 통해 마케팅을 펼치는 IT 업체들이 늘고 있다. 

네트워크 제1의 업체인 시스코는 자사의 화상회의시스템인 텔레프레즌스를 각종 해외 매체는 물론 국내 드라마에도 출연시킨 바 있으며, 스토리지 업체인 EMC 역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자사 스토리지를 등장시켜 이 같은 효과를 누렸다.

IT에 관심없는 사람들도 인기 미국 드라마 ‘24’에 나오는 화상회의 장면을 통해 마치 눈앞에 마주보고 회의를 하는 첨단기술을 접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TV나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우리가 흔히 접하지만 무엇인지는 알 수 없는 IT기술이나 업체에 대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 IT업체들에겐 아직 이러한 노력은 부족한 것 같다. 물론 삼성전자와 같이 휴대폰과 같은 소비재 IT제품 제조사의 경우 매트릭스와 같은 헐리웃 블록버스터에 PPL(제품 간접 광고)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국내 영화나 드라마에선 이러한 모습을 보기 힘들다. 특히 오라클과 같은 소프트웨어 회사나 서비스 회사가 PPL로 등장하는 것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는 그만큼 국내 업체들의 영세하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브랜드에 대한 대중적인 마케팅보다는 당장의 이익에 급급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PPL처럼 상당한 광고비가 집행돼야 하는 부분에 있어선 국내 업체들은 견물생심일 수 밖에 없다.
어서 빨리 국내서도 세계적인 규모의 소프트웨어 회사가 나타나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에 PPL로 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영화화면에 비치는 아이언맨의 핼멧 디스플레이에 한국산 소프트웨어가 구동되는 모습이 나온다면 얼마나 멋있겠는가.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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