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중국과 구글의 싸움을 지켜보며

2010.01.15 15:06:27 / 심재석 기자 sjs@ddaily.co.kr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인터넷 검열 정책을 둘러싼 구글과 중국정부의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세계 최대 검색업체인 구글은 중국 시장에서 철수 가능성까지 내비치며 중국 당국을 비난하고 있다. 감히 인구 10억, 떠오르는 수퍼 파워 중국에서 철수하겠다고 떠버리니 구글의 배짱도 대단하다.

사건은 지난해 12월 구글의 이메일 서비스 지메일이 중국 해커들에게 공격을 당하면서 시작됐다.

 

중국 인권운동가들의 메일 계정이 사이버 공격을 받으면서 그 배후에 중국 정부가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이에 구글측은 중국 사장에서의 철수 가능성을 언급하며, 중국 정부의 검색 결과에 대한 검열 요구를 따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물론 구글은 미국 정부의 지원도 받고 있다. 어쩌면 이것이 중국 당국을 더 열받게 했을지도 모르겠다.

 

로버트 깁스 오바마 대통령 대변인도 "대통령이 인터넷 자유에 대해 후원하고 있고 행정부는 이를 뒷받침 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맥락에서 구글의 이 같은 행보는 많은 고심 끝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구글은 중국 정부의 검열 정책을 수용했다가 많은 비난을 받아왔다.

 

‘사악해지지 말자(Don’t be evil)이라는 기치로 유명해진 구글이 매출을 위해 자신의 원칙을 꺽고 중국 정부의 비민주적 요구를 받아들였다는 비난이 그것이다.

 

이로 인해 구글은‘선한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많이 깍아 먹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구글이 중국 정부에 정면 대응하면서 구글은 다시 선한 기업의 이미지로 복귀할 발판을 마련했다.

 

비록 중국 시장은 잃더라도 “구글은 고객의 정보를 반드시 지킨다”는 이미지를 전 세계에 전달하려는 것이다. 잘하면 이는 서방 선진국 및 민주국가에서 구글에 대한 신뢰를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어 보인다.

이 시점에서 국내 상황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국내 인터넷 서비스 이용자들은 자신이 이용하는 서비스 제공업체들이 자신의 정보를 지켜줄 것으로 믿고 있을까.

불행히도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박영선(민주당) 의원이 지난 2009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그 해 상반기 네이버 메일과 다음 한메일에 대한 압수수색은 3306건이었다. 이후 이 같은 수치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물론 이를 이유로 네이버나 다음 등 국내 주요 포털업체를 비난하자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불법적으로 고객 정보를 유출하는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은 검찰의 합법적인 압수수색 영장에 따라 고객의 정보를 넘겨줬을 뿐이다.

하지만 그렇다라고 하더라도 이번 구글의 행보를 보면서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우리나라 포털 업체들은 검찰, 나아가 국가 권력의 과도한(?) 정보요구에 대해 당당하게 맞서거나 부당함을 호소할 수 있는 힘이 있는지는 의문이기 때문이다.

 

“법에 따랐을 뿐, 나는 모르는 일”이라고 넘기기에는 이번 구글의 사례와 비교되기 때문이다. 고객들은 포털 업체들이 자신의 정보를 검찰에 넘겨줬다는 사실을 모른다.

지난 해 국내에서 구글 지메일 가입자수가 급증했다고 한다. 더 이상 국내 포털의 이메일 서비스는 믿지 못하겠다는 이용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당장 이메일 서비스 이용자가 줄었다고 국내 포털 업체들의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를 지켜주는 서비스는 국내 서비스가 아닌 해외 서비스”라는 인식이 커져가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 

물론 구글이 실제로는 더 사악한 존재일지도 모른다. 구글이 자신의 이미지를 바꾸기위해 오히려 중국 당국의 인터넷 검열을 역이용했을수도 있기때문이다.

 

그 속사정은 아무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겉으로 나타난 구글의 모습은 어쨌거나 감동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고객의 신뢰를 선택한 구글, 이런 포털을 국내에서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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