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트닷넷] 인터넷방송 규제한다고 자살 생방송이 막아지나

2018.03.08 10:53:31 / 이형두 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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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국내 인터넷 개인방송 플랫폼에서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지난 5일 부산에서 개인방송을 진행하던 한 30대 여성이 8층 창문 밖으로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해당 장면은 방송을 통해 20여명의 시청자에게 그대로 생중계됐다.

경찰에 따르면 고인은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발생 이틀 전 자살을 예고하는 등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였으며, 일부 시청자들이 ‘지금 뛰어내려라’며 조롱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실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사건이 7일 다수 보도를 통해 전해지면서 인터넷방송 규제 여론도 다시 들끓었다. 개인방송 규제가 약해 누구나 방송을 할 수 있고, 인터넷 특성상 파급력이 크다는 점이 현 상황의 문제로 지적됐다. 그러나 이번 일처럼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사고에 대응할 수 있는 규제는 사실상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그간 인터넷방송 규제 주장은 도를 넘은 선정성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번 사례는 같은 맥락이라 보기 어렵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불똥이 튈까 좌불안석이다. 한 개인방송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에 올라오는 어떤 게시물도 이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생방송 뿐 아니라 영상, 사진, 글에 이르기까지 모든 게시물을 사전 심의할 것인가”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실제로 생방송 중계가 아니더라도 문제가 되는 게시물이나 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는 사례는 많다. 지난 1월 미국 유튜브 스타 로건 폴은 여행 중 자살로 추정되는 남성의 주검을 촬영해 공개했다. 생방송이 아니었지만 650만명이 이 영상을 시청하는 동안 삭제나 차단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아프리카TV는 페이스북 공식 계정 등을 통해 ‘해당 사건의 개인방송 진행자는 자사 플랫폼 이용자가 아니다’라고 해명하며 ‘미연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24시간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회사 측 관계자는 “만약에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모니터링을 통해 119 신고 등으로 빠르게 대응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모니터링은 문제 영상 확산을 줄일 수는 있겠으나 근본적인 대책은 될 수 없다. 실제로 지난해 5월 아프리카TV에서도 한 BJ가 해변을 산책하는 상황을 생방송으로 중계하다 변사체를 발견하는 장면이 그대로 노출됐다. 해당 방송은 즉각 중지됐으나 문제 영상이 커뮤니티 사이트 등으로 퍼지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이번 사건 역시 신고가 빠르게 이뤄졌다고 한들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지 미지수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 관계자 역시 “개인방송에 맞춘 법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은 지속되고 있지만. 법안으로 처리가 완결될 수 있는지는 논란이 있는 부분”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또 “아프리카TV, 카카오, 페이스북 등의 회원사와 공동으로 BJ용 교육자료를 만든 바 있으나, 보통 음란물이나 저작권 침해에 대한 문제를 다뤘다”며 “거의 발생하지 않는 이런 문제에 대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아프리카TV는 7일 BJ 대상 전문 심리 상담 프로그램 ‘마음토닥’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이트 공지를 내걸었다. 상담 업체와 연계해 방송 및 일상 스트레스 등 개인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다. 이번 사건의 문제 초점을 방송인이 받는 스트레스에 맞춘다면 좋은 대안일 수 있다.

다만 재원 상 모든 BJ에게 혜택이 돌아가긴 어렵다. 한국방송광고공사 집계에 따르면 1인 창작자가 1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아프리카TV 역시 인기 및 실적이 높은 파트너, 베스트 BJ로 적용을 한정했다. 베스트 BJ는 700~800명 규모다. 고인이 진행하던 방송의 평균 시청자는 20명 수준이었다. 사건 재발을 막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면 규제보다 차라리 협력과 지원이 시급해 보이는 이유다.

[이형두 기자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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