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알뜰폰이라는 이름이 나빠서 그런지 무르겠다. (이동통신을) 알뜰하게 쓰겠다는 사람을 위해 생겼는데 여러 정책에서 소외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13일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방통위는 알뜰폰 진흥과 관련해 권한을 갖고 있는 것이 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도매대가부터 전파사용료 감면 등의 정책을 쥐고 있다.

알뜰폰은 이동통신 3사의 네트워크를 빌려 사업을 하는 사업자를 말한다. 자체 망을 갖고 있는 이통3사를 MNO(Mobile Network Operator)라고 하고 망을 임대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판매 사업자를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라고 한다.

그런데 MNVO라는 단어가 어려워 이용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브랜드가 필요했다. 그래서 2012년 통신정책을 관장하던 방통위가 알뜰폰이라는 새 홍보용어(애칭)을 만들어냈다. 시간이 지나면서 MVNO이 알뜰폰이라는 브랜드로 굳어졌다.

당초 취지는 저렴한 이동통신 재판매 서비스 이미지에 부합하고 용어 사용의 간편함 등에 맞다고 보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오히려 부정적 이미지가 쌓여가고 있다.

그러다보니 상위 사업자들은 알뜰폰이라는 단어를 감추고 있다. 차별화된 서비스라는 점을 강조해야 하는데 알뜰폰은 요금만 저렴하다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이다.

시장 1위인 CJ헬로의 헬로모바일은 홈페이지에서 알뜰폰이라는 단어를 찾을 수가 없다. CJ헬로는 알뜰폰 중 가장 LTE 가입자 비중이 높다. 57.8%에 가입자당평균매출도 2만원대다. 굳이 선불폰, 음성 후불서비스 이미지가 강한 알뜰폰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업계 2위인 SK텔링크도 지난해 브랜드 리뉴얼을 하면서 알뜰폰이라는 단어를 빼버렸다. 기존 'SK알뜰폰 7모바일'에서 'SK 7모바일'로 변경했다. 저가요금 경쟁에 국한된듯한 이미지에서 탈피하겠다는 것이다.

알뜰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고 있는 이유는 정부와 사업자 모두에게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알뜰폰 사업자들을 통해 충분히 보편요금제와 같은 정책적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음에도 불구 과기정통부는 이통사들만 겨냥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알들폰으로는 전 국민을 만족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대통령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정책 안배가 뒤틀렸다는 평가다.

사업자들도 일부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기본적으로 도매대가 수준에 따라 사업이 결정되는 구조이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정부에 의존해왔다는 지적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알뜰폰은 몇가지 유형별로 나눌 수 있는데 단순히 이통사 요금상품을 들여와 조금 이익을 보는 단순 MVNO부터 자체 요금상품을 기획할 수 있는 풀MVNO 등으로 구분된다. 풀MVMO는 자체시스템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투자를 동반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알뜰폰이라는 브랜드가 도입되고 꾸준히 정부 지원이 있어왔지만 풀MVNO는 단 한 곳도 없다.

현재 과기정통부의 통신요금 정책은 보편요금제 도입에 집중돼 있다. 알뜰폰에 대한 추가적 정책방향도 보편요금제 도입 향방에 따라 결정된다. 이용자들의 선택폭을 넓히고 요금경쟁을 촉발시키겠다는 취지로 등장한 알뜰폰이지만 정작 업계 위상만 알뜰해지고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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