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형두기자] 레진코믹스가 최근 갈등을 빚던 두 작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들어갔다. 해당 작가의 허위 사실 적시와 확산으로 인해 회사와 다른 작가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이유를 내세웠다.

두 작가는 레진코믹스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프로모션 배제 등 각종 불이익을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던 ‘미치’, ‘은송’ 작가다. 레진코믹스의 이번 행보를 두고 ‘플랫폼의 작가 죽이기’라는 반응과 ‘무고함을 밝히기 위한 최후의 선택’이라는 상반된 관측이 나온다.

레진코믹스(대표 한희성, 이하 레진)는 지난 30일 “최근 일부 작가 등에 의한 근거 없는 비방 사태와 관련해 법적 대응을 시작했다”며 “허위 사실을 퍼트린 두 명의 작가에 대해 법무법인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해, 최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만화계는 즉각 반발에 나섰다. 한국만화가협회는 “우리는 작가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그림 그리는 손을 꺾는 자들과 끝까지 싸울 것이다”라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작가들은 오는 6일 레진코믹스 사옥 앞에서 규탄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레진은 쏟아지는 비난을 감수하며 법적 대응을 강행했다. ‘블랙리스트’ 딱지만큼은 떼야한다는 계산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레진은 블랙리스트 문제와 비슷한 시기 공론화된 ‘해외수입정산 지급 누락’ ‘마감 미준수로 인한 지각비’ ‘웹소설 사업 졸속 종료’ 등 문제에 대해서는 모두 잘못을 인정했다. 그러나 블랙리스트 존재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하게 부인해왔다.

블랙리스트 존재 진위여부는 아직 논쟁이 진행 중이다. 의심 정황은 있으나 물증이 나오지 않아 양 측이 팽팽하게 맞서는 상태다.

작가들은 지난해 5월 경 SNS를 통해 레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낸 후 불이익을 당했다고 주장해왔다. 최근 한 매체에 의해 공개된 레진 내부 메일에서 두 작가의 이름이 언급되며 ‘블랙리스트(?) 작가’라는 단어가 사용된 사실이 밝혀졌다. ‘앞으로 진행될 모든 이벤트에서 두 작가의 작품을 노출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나왔다. ‘레진(한희성 대표의 닉네임)이 별도로 지시하신 사항’이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블랙리스트 의혹은 강한 설득력을 얻었다.

반면 당시 레진 측은 “(해당 문건은) 계약 당사자 간 비밀유지, 허위사실 유포 때문에 계약 해지를 검토 중인 상황에서 나온 것”라며 “‘블랙리스트’라는 단어는 실무자가 감정적으로 격앙된 상태에서 적절치 않은 단어를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블랙리스트 논란에 앞서 해당 작가의 허위 사실 유포가 선행됐다는 주장이다.

해당 작가에게 특정 조치를 취한다는 논의가 오간 것은 사실이나, 그 원인을 두고 ‘회사 비판’ 혹은 ‘허위사실 유포’라며 양 측이 다른 주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작가가 직접 작성한 글이 아니더라도, 확인되지 않은 루머를 트위터 상에서 ‘리트윗’하는 방식으로 공유한 점이 문제가 됐을 가능성도 있다. 앞서 레진이 해당 작가에게 보낸 내용증명에도 ‘공유·재공유 하는 등 비방행위를 지속해 레진엔터테인먼트의 이미지에 손상을 가했다’는 내용이 있다.

트위터는 매체 특성 상 허위사실의 공유가 쉽게 발생한다. 지난 2013년 정미홍 전 아나운서가 허위사실을 리트윗했다가 지난해 1심에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단순히 타인의 글을 리트윗한다고 해도 원글의 내용이 명예훼손이라면 (리트윗)글도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한 변호사는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죄는 ‘당사자가 허위사실이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쟁점”이라며 “당사자가 허위사실임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도, 해당 정보가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사유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레진은 해당 작가에게 보낸 내용증명에서 민·형사상 조치를 모두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으나, 형사고발도 현재 진행 중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두 작가의 발언 중 어떤 내용이 허위사실이냐’는 질문에, 레진 측 관계자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라 상세답변에는 제한이 있다”며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며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

만약 레진이 두 작가의 허위사실 유포를 재판에서 입증한다면, ‘계약이 해지될 작품에 프로모션은 적용할 수 없었다’는 명분은 힘을 얻게 된다. 물론 완벽한 해명은 아니다. 사태 발발 이후 상황에 맞춰 문제 삼았을 가능성도 여전히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작가와 플랫폼의 법정다툼이 공정하지 않다는 비판도 유효하다. 한 웹툰업계 관계자 역시 “기업이 개인 신분인 작가와 소송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판결 결과와 관계없이 작가 측이 부담할 비용과 리스크가 너무 크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형두 기자>dud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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