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금융'이 2018년 금융시장을 달굴 전망이다. 로보 어드바이저, 인공지능 기반 챗봇 등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근간을 이루는 IT신기술에 바탕을 둔 새로운 금융 서비스가 상용화에 들어간다. 디지털데일리는 신년을 맞아 금융권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다양한 준비 상황을 살펴보고 관련한 IT업계의 움직임을 알아본다.<편집자>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할 게 그것밖에 없겠지요”. 

최근 만난 금융IT업체 대표에게 금융사의 디지털 전략 강화 움직임에 대해 묻자 바로 나온 대답은 의외로 시니컬했다. 냉정히 따져보면, 국내 주요 금융사들의 올해 전략에서 ‘디지털’외에 크게 얘기할 게 없다는 뜻이다. 

정말로 '디지털'이란 키워드가 형식적인 것인지 아니면 절실한 것인지는 별도로 따져봐야 겠지만, 최근 완료된 금융권의 2018년 조직개편 및 인선의 워드는 ‘디지털’이다. 

우리은행은 손태승 신임 행장의 출범과 함께 영업력 강화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25개국 300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디지털화 하기위해 해외 IT 및 핀테크 사업을 전담하는 글로벌디지털추진팀을 신설한 것이 눈에 띤다.  디지털 전략을 책임지는 디지털금융그룹장은 전임 이광구 행장 시절인 2015년 '위비뱅크' 브랜드를 론칭시킨 공로가 있는 조재현 부행장이 퇴임하고, 그 자리를 홍현풍 부행장이 이어받았다.

KB금융그룹은 국민은행 CIO였던 김기헌 부행장을 KB금융지주사 부사장 겸 KB데이터시스템 대표로 선임했다. KB금융그룹 차원에서 공동대응이 필요한 공통 또는 후선 IT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IT 세어드서비스센터(SSC ; Shared Service Center) 추진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 눈길을 끌었다. KB금융그룹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신기술 분야에서 그룹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해 디지털 금융전략 구현에 속도감을 부여할 계획이다.  

KEB하나은행은 '디지털금융 역량 강화'와 관련,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고 미래 신성장 금융서비스 발굴과 육성을 위해 미래금융 R&D본부와 미래금융전략부, 글로벌 디지털센터를 신설했다. 미래금융그룹의 조직이 더욱 강화됐다. 미래금융그룹은 기존에는 미래금융사업본부 1개로 구성됐었으나 이번에 미래금융 R&D본부가 신설되면서 2본부 체제로 확대됐다. 또한 미래금융 R&D센터 산하에는 미래금융전략부를 실행 조직으로 신설했다. 

NH농협은행은 올해부터 디지털금융최고책임자(CDO, Chief Digital Officer)로 주재승 부행장보가 역할을 수행한다.

BNK금융그룹 부산은행과 경남은행도 디지털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양행 미래채널본부를 디지털금융본부로 명칭을 변경하는 동시에, 은행 IT본부에 디지털금융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디지털금융개발부를 신설해 디지털 금융 혁신에 따른 IT부문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앞서 BNK금융은 그룹의 디지털 사업을 주도할 지주 디지털총괄부문장에 한국IBM 글로벌 IT서비스 본부장 및 GS홈쇼핑 CIO를 역임한 박훈기 부사장을 영입한 바 있으며, 이번 인사에서는 경남은행 디지털금융본부장에 한국 IBM의 최우형 상무를 부행장보로 영입했다.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디지털 금융을 혁신하고, 지속성장을 위한 그룹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DGB금융지주는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신사업본부와 전략경영본부를 통합하고, 그룹의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해 IT기획부를 디지털금융부로 확대 개편했다. DGB대구은행은 기술력이 뛰어난 지역기업을 중점 지원하기 위해 기술평가팀을 신설하고, 디지털 금융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플랫폼사업팀을 신설했다. 또한 마케팅부를 중심으로 고객 관점의 마케팅 추진을 일원화하기로 했다.

이처럼 금융사들의 디지털 전략 수행을 위한 조직개편과 인선이 마무리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의 전략 방향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금융권의 조직개편 동향을 살펴보면 디지털 조직 역량 강화를 위한 외부인사 영입이 주목된다. 

금융권의 디지털 전략 관련 외부인사 영입은 지난 2017년 한 해 동안 계속됐지만 조직개편 및 인사를 통해 부행장 급의 중량급 인재 영입도 주목됐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기존 금융권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부의 전문인재 영입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내비치는 진영에서는 “한 두 명의 전문가 영입으로 디지털 전략이 현실화되기 쉽지 않다”는 견해를 제기한다. 은행과 같은 거대 조직에 몇몇의 인력이 외부 인력이 들어왔다고 해서 조직 전반이 바뀔 수 있다고 믿는 것은 현실을 간과한 처사라는 것.

하지만 반대측에선 전문가 영입이 경영진 차원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란 점에서 조직에 활기를 부여할 수 있다고 얘기한다. 

한 금융사 IT계열사 관계자는 “경영진에서 (금융사)스스로 움직이지 않으니 신호를 준 것”이라며 “경영진의 의지를 관철하는데 인사를 적절히 이용할 수 밖에 없다”고 얘기했다. 

2018년부터 디지털 전략을 통한 성과를 내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여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디지털 조직을 바탕으로 어떤 사업이 전개될 지도 주목된다. 업계에서는 단기간에 사업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로보 어드바이저, 고객 상담 챗봇 등이 올해 초부터 상용 서비스 단계를 거치게 될 예정으로 이미 각 금융사들의 디지털 금융은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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