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인구수 2억6000여만명(세계 4위), 자원의 부국, 세계에서 가장 많은 섬으로 이뤄진 나라, 동남아시아에 위치했지만 이슬람교도가 전체 인구의 87%를 차지해 세계 최대의 이슬람 국가로 불리는 나라. 인도네시아에 대한 설명이다. 

1967년 수하르토 집권이후 기존 수카르노의 비동맹노선을 탈피하고 반공 국가 중심, 신체제로 변모하면서 우리 나라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국내 주요 기업들도 인도네시아의 수도 자카르타를 중심으로 오래전부터 현지법인, 지점, 사무소 등 여러 형태로 진출해 있다. 우리 기업들로선 동남아의 여러 나라중 단연 1위순에 꼽히는 거점 국가가 인도네시아다. 

최근 중국의 영향력이 동남아 지역으로 확장되면서 과거 강력한 해상 왕국을 자랑했었던 인도네시아의 전략적 가치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현지 진출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금융권의 진출도 활발했다. 특히 우리 나라 금융IT 기술이 동남아 시장에서 알려진데는 인도네시아의 역할이 컸다. 2000년대 초반,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우리 나라 증권 HTS(홈트레이딩시스템)기술이 큰 각광을 받았다. 여전히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IT와 관련한 비즈니스를 하는 한국인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아쉽게도 국내 금융IT 기술과 관련한 인도네시아에 대한 기억은 거기까지가 전부다. 그 이후, 국내에선 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중국 등 신흥 시장의 성장이 주목받은 반면 동남아쪽은 특별한 계기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 인도네시아가 금융권 및 관련 IT측면에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특히 국내 주요 금융회사들이 인도네시아 현지에 최신 모바일뱅킹플랫폼 이식시키면서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금융권은 왜 '인도네시아가 의미가 있다'고 하는 것일까. 

이는 인도네시아가 가지는 독특한 의미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인도네시아는 크고 작은 1만70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세계 최대의 섬 나라다. 물론 섬 나라라고 하지만 수마트라, 보르네오, 자바 등 주요 섬들이 크기가 커 국토의 넓이는 엄청나다. 세계 14위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이 막대한 자금을 들여, 인도네시아 현지의 섬을 유선으로 연결해 네트워크(은행 점포)를 구축해 비즈니스를 시도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현지의 금융 회사와 합작을 하던가, 아니면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국제 금융업무를 지원하는 수준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최선이었다.

◆'인도네시아', 무선 뱅킹플랫폼 시대, 세계 최대의 테스트 베드로 주목  = 하지만 이제는 금융권의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지난 수년간 국내에서 스마트폰 기반의 '모바일뱅킹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구현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제는 거의 완벽하게 모바일뱅킹 플랫폼을 통한 금융서비스가 가능해졌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현재 은행권은 모바일뱅킹서비스 및 디지털 키오스크를 통한 창구업무대체율은 90% 이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실시간 금융상담이 가능한 인공지능(AI)기반의 챗봇과 메신저 서비스까지 가능해졌다. 또한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은 구글, 네이버 등과 손잡고 이미 6개국~10개국에 이르는 번역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결국, 인도네시아처럼 과거에는 지형의 문제로 더 이상 확장이 불가능했던 금융서비스가 이제는 스마트폰 기반의 무선 뱅킹플랫폼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상황은 약간 다르지만, 최근 NH농협은행은 베트남에 하노이지점이 모바일금융플랫폼인 '올원뱅크 베트남' 출시를 위한 사전 테스트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현지의 금융시장 환경에 맞는 국내 은행들의 모바일뱅킹플랫폼의 글로벌화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관련 한 시중 은행의 CIO는 "인도네시아는 유선을 거치고 않고 곧바로 무선으로 진행되는 매우 독특한 케이스"라며 "인도네시아 뿐만 아니라 잠재성이 무궁무진하지만 네트워크 구축 비용때문에 시도 자체가 불가능했던 글로벌 시장 공략이 모바일뱅킹플랫폼 서비스로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현재, 우리 나라의 전체 인터넷뱅킹중 스마트폰뱅킹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용건수(62%), 금액(8.8%)면에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스마트폰뱅킹 등록 고객(중복포함)은 이기간 8111만명이다. 

따라서 국내에서 상당한 운영 노하우와 경험을 확보한 모바일뱅킹플랫폼을 인도네시아에 맞게 현지화할 수 있다면 현지 비즈니스를 한 단계 이상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국내 은행권은 기존 국외전산시스템의 글로벌화에도 역점을 쏟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외환은행 합병이후, 최근 수년간 인도네시아 뿐만 아니라 주요 거점 지역에서 일반 소매 고객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 비즈니스의 현지화를 위해선 기존과는 차별화된 IT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KEB하나은행은 특히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법인에서 적용하던 국외전산시스템을 모델로 해, 현재의 표준화된 글로벌 시스템(국외전산시스템)을 만들었다. 과거에는 기업금융만 가능했지만 새로운 시스템에서는 소매(리테일)뱅킹까지도 가능하게 됐다. 현재 KEB하나은행의 해외지점은 24개국 120여개에 달하는데, 은행측은 내년 하반기까지 이전 작업을 모두 마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스마트폰 보급율 세게 4위 =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처럼 기존 유선 시대의 뱅킹서비스에서도 낙후됐던 지역의 고객들이, 스마트폰 기반의 놀랄만한 뱅킹서비스를 경험하게되면 중장기적으로 금융서비스 시장 뿐만 아니라 이와 연관된 산업에도 긍정적인 결과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스마프폰의 판매, 온라인 쇼핑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물론 인도네시아의 모바일뱅킹플랫폼서비스 확산을 고민하기전에 선결해야할 것은 현지의 스마트폰의 보급율이다. 스마트폰 보급율이 현저하게 낮다면 모바일뱅킹플랫폼 서비스는  '그림의 떡'이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의 스마트폰 보급율은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충분한 시장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스마트폰보급율은 2016년 기준으로 인도네시아는 2억6,000만 명의 인구중 스마트폰 사용자 수는 6,520만 명(2016년)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전세계 4위다.

실제로도 인도네시아 시장을 겨냥한 주요 글로벌 스마트폰 회사들의 경쟁도 가열되고 있다. 연구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00만 달러를 투자해 2015년 1월 자바섬의 찌까랑에 스마트폰 공장을 완공하고 스마트폰 생산을 시작해 연간 약 1,200만대를 생산해 전량 인도네시아 내수용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경쟁사인 애플도 지낙해 9월 인도네시아 내 R&D 센터설립을 위한 4400만 달러를 투자를 확정했으며, 2019년까지 총 3개의 R&D센터를 오픈할 예정이다.

중국의 샤오미(Xiaomi)는 올해 2월 바탐섬에 스마트폰 공장을 완공하고 연산 1,200만대 생산 능력을 갖췄고, 앞서 레노보(Lenovo)는 인도네시아 현지기업과 협력해 반둥 지역에서 2015년 10월부터 휴대폰 생산을 시작했다.

다소 특이한 점은,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5년 7월부터 자국내 판매되는 LTE 기반 스마트폰에 국산부품 20%이상 사용을 의무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올해 1월부터는 그 비중을 30%이상으로 확대했다. 

국산화율을 충족하지 못하면 인도네시아 내 판매가 금지되는데, 눈여볼 것은 국산화 부품 대상이 하드웨어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올해 1월부터는 소프트웨어까지 확대됐다는 점이다. 즉, 인도네시아에서 모바일뱅킹서비스를 하려면 최소한 현지의 스마트폰 기술 스펙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선결돼야 한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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