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반도체 산업에서도 변화의 물결이 감지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전과 달리 우리나라는 명확한 로드맵 없이 지도 없는 항해를 펼쳐야 한다. D램과 낸드플래시라는 메모리반도체 경쟁력을 확고히 하면서도 새로운 제품을 대비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에서의 정보처리 속도는 이전과 더 빨라질 것이고 용량이 크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변화에 발맞춰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 계획을 살펴본다.

기사순서
① 메모리 중심 반도체 세상, 탈(脫) CPU 가속화
② ‘증설, 또 증설’ D램과 낸드플래시 시황은?
③ 차세대 반도체, 소재와 적층에서 판가름

[IT 전문 블로그 미디어=딜라이트닷넷] 반도체 미세공정의 한계로 인해 이전처럼 웨이퍼 한 장에서 뽑아내는 반도체 칩을 늘리면서 성능을 높이기가 어려워졌다. 정확히 말하면 연구개발(R&D)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지면서 들이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결과물이 만족스럽지 않게 됐다고 봐야 한다. 바꿔 말하면 미세공정은 5나노 이하까지 꾸준히 개선되겠지만 그 과정은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차원의 도전과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칩 원가의 기준은 웨이퍼 제조 원가를 트랜지스터의 수로 환산한 CPT(Cost Per Transistor)이다. CPT가 낮아지면 기존과 같은 규모의 칩을 보다 저렴하게 만들 수 있다. 웨이퍼의 비용 상승 이상으로 트랜지스터의 밀도를 높여 CPT를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인텔이 무어의 법칙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여기에 있다. 손익분기점의 기준은 CPT가 86%까지 올라갔을 경우인데 앞으로 7나노까지는 유지할 수 있다는 게 인텔의 주장이다.

다만 5나노 이후를 충분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유럽 최대 반도체 기술 연구소(IMEC) 룩 반덴호브 사장이 “가장 큰 불확실성(물음표)은 무어의 법칙이 언제까지 지속되느냐로 해피 스케일링(미세공정)이 아닌 하드 스케일링 시대로 넘어왔지만 해결방법은 있다”며 “무어의 법칙은 지속되어야 하겠지만 방향은 바꿔야 한다”고 설명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반도호브 사장은 한계돌파의 두 가지 기술로 뉴로모픽 컴퓨팅, 그리고 적층을 꼽았다. 이 가운데 적층은 이미 넓은 영역에 걸쳐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이 실리콘관통전극(Through Silicon Via, TSV)을 활용한 고대역폭메모리(High Bandwidth Memory, HBM)와 CMOS 이미지센서(CIS)다.

TSV 기술로 D램 칩을 적층하는 이유는 집적도 확대를 통한 원가 절감, 병렬 데이터 처리 방식을 통한 성능 개선을 위해서다. 공정 미세화가 이뤄질 수록 D램의 셀 면적은 좁아진다. 커패시터가 들어설 자리가 적어진다는 의미다. 커패시터 용량이 줄어들면 데이터 보관 시간이 짧아지고 전력 누출량은 증가해 불량률이 높아진다.

CIS에서는 일찌감치 TSV가 활용됐으며 이미지 시그널 프로세서(ISP)를 센서와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했다. 최근에는 D램을 하나 더 추가, 버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초당 1000프레임의 초고속 촬영이 가능하다.

시스템온칩(SoC)도 어떻게 보면 적층을 적절히 이용한 경우다. 패키지 온 패키지(PoP)에서 시작해 칩 자체에 여러 가지 기능을 하나로 통합해가는 추세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다만 그 밀도와 기능 구현에 있어서 과거와 확실한 차별화가 예상된다. 중앙처리장치(CPU0, 메모리, 컨트롤러, 각종 입출력(I/O)가 하나의 칩에 적층된다고 보면 된다. 각 칩을 아파트처럼 쌓아올려 여러 개의 코어를 하나로 통합하고 메모리는 위쪽에, I/O를 아래쪽에 배치해 3D로 만드는 셈이다.

◆반도체 혁신 위해서는 새로운 소재 발굴이 필수=뉴로모픽(Neuromorphic, 뇌신경 모방)칩은 일종의 신세대 반도체라고 보면 된다. 인공신경망 반도체 소자를 기반으로 사람 뇌의 사고과정을 모방한 반도체다. 최근 빅데이터 시대에 방대한 양의 데이터 중에는 사람과는 달리 기계가 쉽게 인식하기 어려운 비정형적인 문자·이미지·음성·영상 등이 혼재해 있다. 뉴로모픽칩은 이러한 비정형적인 데이터를 처리하는 데 효율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층이건 뉴로모픽칩이건 새로운 소재가 필수적이다. 뉴로모픽칩 개발을 시작한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장비 업체 램리서치뿐 아니라 소재 업체 버슘머티리얼즈와 손을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예컨대  5나노를 넘어 3나노, 2.5나노, 1.8나노까지 가기 위해서는 나노와이어가 필수적이다. 핀펫(FinFET)으로 P-N 접합 구조의 상보성 금속 산화막 반도체(CMOS)에서 큰 진보를 이룬 것처럼, 이번에는 CMOS를 나노 스핀트로닉스와 자성 소재로 대체하겠다는 것.

장기적으로는 양자컴퓨터가 대안이 될 수도 있다. 양자컴퓨터는 말 그대로 양자역학(Quantum Mechanics)을 이용한 컴퓨터다. 양자컴퓨터에서 사용하는 양자는 물질을 구성하는 분자나 원자보다도 더 작은 크기를 가지고 있다. 대상의 크기가 너무 작다보니 일반적인 물리법칙이 통하지 않는다. 예컨대 눈에 보이는 세계에서는 관측 자체가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지만 양자역학의 세계에서는 관측 행위만 해도 물질의 상태가 바뀌게 된다.

컴퓨터 내부에서 처리하는 디지털 데이터는 2진법을 사용한다. ‘0’과 ‘1’로 상태를 표시하고 전기적 신호에 의해 상태를 구분하고 지정된 장소에 배달한다는 뜻. 하지만 양자를 이용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여러 가지 상황이 동시에 일어나므로 한꺼번에 많은 양의 디지털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물론 양자컴퓨터도 소재의 혁신이 필수적이다. 아무리 반도체 기술이 등장하더라도 과도적인 형태에 불과하고 고전물리학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언젠가는 한계에 다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재의 나노기술은 분자단위만 조작할 수 있고 이보다 더 발전된 형태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소재가 지금과 완전히 다른 물성을 가져야만 한다.

[이수환기자 블로그=기술로 보는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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