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인 2000년대 초반. 당시 휴대폰 시장을 주름잡던 기업은 핀란드의 국민기업 노키아였다. 노키아는 90년대 후반 모토롤라를 제치고 세계 1위 휴대폰 제조사 자리에 올랐다. 전성기 시절 세계 휴대폰 시장의 40% 가량을 점유했었다. 거의 두 명 중 한명 꼴로 노키아 휴대폰으로 통화를 했으니 그야말로 노키아 천하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통신장비회사로서 노키아는 존재하지만 휴대폰 제조사 노키아는 세상에서 사라졌다. 아이폰 등장 이후 변화의 흐름에 대처하지 못한 노키아 휴대폰 사업은 결국 2013년 MS에 매각되는 신세가 됐다. 2000년대 후반 정점에 올랐던 거대 제국 노키아가 사라지는데에는 불과 5년밖에 걸리지 않았다.

아이폰으로 대변되는 스마트폰 시장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대가는 혹독했다. 변화하지 않고 기존의 것만 붙들고 있다가는 아무리 큰 기업도 사라질 수 있다는 노키아 교훈은 모든 기업에 혁신과 변화를 강요하고 있다.

◆휴대폰 시장 포화, 전통산업서 성장동력 찾는다=국내 주요 ICT 기업들도 변화의 흐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기존 사업에서 주도권을 유지하는 한편,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한창이다.

국내 대표 ICT 기업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끌고 있다. 삼성은 그룹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외연 확대보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수익이 나는 계열사도 매각하는 초강수를 두고 있다.

신성장동력 찾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바이오 부문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고 BMW,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차량 전장사업과 가상현실(VR) 분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도 신성장동력 중 하나다. 특히, 삼성전자는 IoT 관련 플랫폼부터 제품까지 전체 생태계를 공략하고 있다. 초소형 IoT 모듈인 ‘아틱(ARTIK)’은 IoT 시장에서 삼성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게 해주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휴대폰 사업에서 고전하고 있는 LG전자도 자동차부품(VD)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차량 내장 인포테인먼트(IVI: In Vehicle Infotainment) 분야 소프트웨어(SW) 플랫폼 표준화 단체 제니비연합(GENIVI Alliance) 이사회 회원사에 선출됐다. 지난 2015년엔 미국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구동모터 등 11종의 핵심부품을 공급하는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됐다. 자동차는 LG전자뿐 아니라 LG그룹 계열사 전체 역량을 모아 준비하고 있다.

사물인터넷,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통신업계도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에 분주하다. 이미 유선, 무선 모두 시장은 포화상태에 진입했다. 가입자 기반의 성장전략은 한계에 도달한지 오래다. 음성 중심 시장이 데이터로 변화하면 새로운 수익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경쟁심화로 투자비만큼의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이동통신 1위인 SK텔레콤은 플랫폼 사업자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생활가치플랫폼 ▲통합미디어플랫폼 ▲IoT 서비스플랫폼 3가지를 제시했다.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추진을 비롯해 최대한 빠른 시일내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그동안 실패만 안겼던 해외시장도 성장동력의 한 축이다. 이란, 인도네시아 현지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IoT 기반 사업 및 신규성장 사업에서 성공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KT는 회장 직속 기구로 미래융합사업추진실을 만들고 ▲스마트에너지 ▲보안 ▲교통 ▲미디어 ▲라이프관리 등을 중점 육성하기로 했다. 여기에 KT는 축적한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해 커머스 시장에도 진출을 꾀하고 있다. 또한 기가인터넷, 5G와 VR/AR 등도 새로운 성장동력의 한 축이다.

LG유플러스는 사물인터넷에 집중하고 있다. 홈IoT를 통해 포화된 이동통신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만드는 한편, 해외로도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통신분야 경쟁력을 높이는데도 주력하고 있다. 가장 큰 매출을 차지하는 이동통신 사업부터 경쟁력을 높여야 통신시장 3위에서 벗어날 수 있고, 새로운 성장동력도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인터넷 기업 영역파괴, 한계는 없다=인터넷 업계도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검색과 광고라는 전통적 수익모델만 갖고서는 국경 없는 인터넷 세상에서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네이버의 경우 미래 성장동력으로 스마트카, 인공지능(AI) 등을 꼽고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로 거듭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의 연구개발 투자 금액을 보면 기술 중심 전략을 엿볼 수 있다. 네이버는 매년 1조원 넘는 비용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1조3397억원을 투자했다. 영업수익(매출) 대비 41.21%로 연구개발비 비중은 국내 최대 수준이다. 네이버는 커넥티드카 시장 진출을 비롯해 스마트홈, 웰니스 등의 분야에서 변화하는 사용환경에 맞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카카오는 ‘라이프스타일 디자인’개념을 내놓고 실생활속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과 태국 내 시장을 선점한 라인 메신저의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언제 어디서나 취향에 맞춘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환경(UI)을 갖춰가는 게 카카오의 주된 사업 목적이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전방위 O2O 플랫폼 확장에 나서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인 카카오톡과 포털서비스 다음을 중심으로 게임, 콘텐츠, SNS, 음악 서비스를 한축으로 연결해 생활 속 즐거움을 제공하고 모바일 기반의 핀테크, O2O, 커머스, 은행 서비스를 또 다른 한축으로 연결해 생활의 편리함을 한층 높여 가려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IT서비스 업계 화두는 IoT·클라우드·빅데이터=IT 서비스 업계도 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보안 등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찾기에 한창이다. 그동안 IT서비스업체들은 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보안 등과 연관된 서비스의 확산과 시장규모의 증대에 따라 기술력 강화를 위한 연구개발과 인적자본 투자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삼성SDS는 제조, 건설, 서비스, 공공, 금융, 물류 등 다양한 업종에서 삼성 관계사를 대상으로 다양한 레퍼런스를 확보해 컨설팅, 시스템 통합, 애플리케이션 유지/관리, IT 아웃소싱,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을 아우르는 통합 IT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삼성SDS는 물류사업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SDS는 물류사업 경쟁력 확대를 위해 그간 1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IoT를 활용한 물류시스템 ‘첼로’를 개발했다. ‘첼로’ 출시에 맞춰 글로벌 업체 물류운송 수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 CNS는 IT서비스 역량과 자체 개발한 솔루션 및 기술 노하우를 바탕으로 종합 에너지 사업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IoT 등 ICT 첨단기술 관련 신성장 동력에 집중, 국내외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또한, LG CNS는 신기후체계의 본격화 시점인 2020년 이전에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친환경 에너지의 생산부터 저장, 효율적 사용에 이르는 완결형 에너지 가치망(value chain) 사업 역량을 확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에너지 솔루션 사업을 확대 ·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SK주식회사 C&C는 글로벌 파트너링을 통해 ICBM 플랫폼의 새로운 수출 시장을 열고 있다. ICBM(IoT, Cloud, Big Data, Mobile) 플랫폼은 산업 전반에 걸쳐 초연결·지능화 시대를 열며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헬스, 스마트 시티, 스마트 금융 등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SK주식회사 C&C는 이외에도 IoT·빅데이터 기술과 정보·물리 보안 기술을 결합한 ‘융합 보안 플랫폼’을 개발, 융합보안 서비스 프로바이더로 도약에 나서는 한편, ‘융합 물류 ICT 플랫폼’에 기반한 물류 사업도 구체화 할 예정이다.

전방산업 부진 정면돌파…연구개발 투자 확대=단가 하락, 전방산업 부진, 중국업체 부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도체 업계는 적극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 이뤄졌다. 기술 장벽이 높아지면서 그만큼 연구개발(R&D) 비용이 높아졌고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의 저금리 기조 속에서 M&A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시도다.

SK하이닉스는 PC와 같은 전방산업의 부진을 정면으로 돌파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D램, 낸드플래시에서 모두 선두업체보다 미세공정에서 뒤져있기 때문에 이를 최대한 만회하고 원가절감을 통해 보릿고개를 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시설투자보다는 R&D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D램은 2z나노 공정을 컴퓨팅 제품에 이어 모바일 제품으로 본격 확대하고 1x나노 제품 개발에 집중한다. 낸드플래시도 같은 패턴이다. 2D 제품은 14나노, 3D 제품의 경우 현 2세대(36단)에서 3세대(48단)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2세대 3D 낸드플래시는 인텔과의 협업이 적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편집국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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